대일무역적자 16년 만에 최저…日자동차, 작년에 비해 절반도 못팔아
세종=최혜령기자
입력 2019-11-18 19:32 수정 2019-11-18 19:36
올들어 10월까지 대일(對日) 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최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업계의 불황으로 일본산 장비 수입이 줄어든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로 자동차와 의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63억6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억4800만 달러(20.6%) 감소했다 이 같은 1~10월 무역적자액은 2003년 같은 기간 155억66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낸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이 일본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기는 힘든 구조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서 소재와 장비를 수입해 만든 중간재를 다시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은 1~10월 한국 기업의 대일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억8000만 달러(6.5%) 감소한 반면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이 145억 달러(12.8%) 줄어든 결과다.
업종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에 빠지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관련 부품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아울러 일본이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인 7~9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수입이 1년 전보다 37.8%, 금속공작기계 수입이 33.1%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자동차와 의류 등 소비재 수입도 감소했다. 올 7월 이후 일본 브랜드 자동차의 국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철강제품 수입액도 줄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일본 수출규제 이후) 우리가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었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훨씬 더 많이 줄었다”고 도 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03년 이후 처음 연간 대일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일 적자폭이 역대 최대였던 2010년(361억2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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