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렇게 싼데 안 살 수가 있나”…‘쓱데이’ 가능성 확인

뉴스1

입력 2019-11-04 15:30 수정 2019-11-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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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마트에서 김춘옥씨(가명·73)와 김 씨의 친구가 장을 보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2일 쓱데이 이마트 용산점에 사람이 붐비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코리아세일페스타?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거 몰라. 그냥 살 거 있어서 왔다가 싸니까 이것저것 담는 거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의 이마트 매장에서 만난 김춘옥씨(가명·73)는 커피, 라면 등 여러 가지 상품을 카트에 담았다. 김 씨는 파격적인 가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아가씨, 라면 5개가 1260원 맞아?”라며 기자에게 재차 확인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맞아 ‘쓱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계열사가 총출동해 다양한 할인 및 증정 행사를 선보였는데 올해는 단연 이마트가 ‘10년 전 전단 가격보다 싸게’라는 테마로 ‘대란’을 일으켰다.

쓱데이 당일 이마트를 찾은 고객은 약 156만 명에 이른다. 전년 대비 구매고객 수는 38%, 매출은 71% 늘었다. 이마트는 반값으로 준비한 한우 800마리분이 모두 동이 났다. 온라인에서는 연일 이마트를 방문한 인증샷 등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특히 이마트의 식품 및 전자기기가 파격적인 할인율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플레이스테이션(PS) 게임기 등 전자기기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개점 전부터 이마트 전자기기 전문점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선 매장을 중심으로 줄이 이어졌다.

김 씨는 “이런 (싸게 살)기회가 있으면 지역 주민 입장에서 참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러 나왔다가 이마트를 들른 이성현씨(가명·29)는 “코리아세일페스타라고 해서 쇼핑을 따로 해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신세계에서 쓱데이 홍보를 많이 하길래 와봤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기기나 옷보다는 이렇게 먹거리를 위주로 할인하니까 좀 더 할인이 체감된다”며 “이런 할인행사가 있으며 자주 찾아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할인행사를 맞아 장을 보러 나온 이들로 마트는 북새통을 이뤘다. 인기 품목은 한우와 와인 등이었다. 1+등급 한우는 행사카드 이용 시 50% 할인, 등심 기준으로 100g에 4750원에 판매했다. 칠레산 G7와인은 기존 판매가의 반값인 3450원에 팔았다.

한우 코너에는 사람이 붐벼 카트가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었고 와인은 박스째로 사가는 경우가 많았다. 달걀도 30구에 2600원에 팔았는데 10판씩 쓸어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마트 직원들은 매장을 분주히 오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 직원은 “아침에는 지금보다 사람이 더 많아서 줄 서서 물건을 사갔다”며 “평소에는 1+1 품목이 50개 정도인데 오늘은 500, 600개나 된다”고 말했다.

취재 후 기자도 장을 봤다. 9만1530원짜리 횡성한우등심 1+등급은 반값인 4만5780원을 할인받았다. 피코크 조선호텔포기김치는 1만9800원에서 9900원이 할인됐다. 이 밖에도 클리오 칫솔 20개를 4900원, G7 와인을 반값인 3450원에 구매했다. 일부 품목은 이미 동이나 살 수 없었다.

계산대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빨리 계산할 수 있다는 셀프 계산대도 오래 줄을 서야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그간 미국이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와 비교해 할인율이 낮아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국내 백화점이나 몰은 해외와 달리 직매입을 하지 않고 브랜드에 자리를 임대해주는 형식이어서 할인 행사를 통해 털어낼 재고가 없다.

이번에 할인 행사를 주도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주로 상품을 직매입했기 때문에 할인율을 높일 수 있었다.

다만 이마트 쓱데이는 사전에 물량을 비축하며 행사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차이가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가전, 의류 등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마트 쓱데이처럼 신상품과 신선식품을 할인 판매하지는 않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며 “오셔서 행사상품 외 여러 가지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내년에도 쓱데이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대한민국 쓱데이’도 이번 첫 행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고객들이 열광하는 상품과 혜택을 더욱 보강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쇼핑 축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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