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푸마 브랜드 접는 LF… “아웃도어 대신 캐주얼로 승부”

신희철 기자

입력 2019-10-28 03:00 수정 2019-10-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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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중 전국 81개 매장 모두 폐점… 아웃도어 시장 최근 4년새 3조 감소
10, 20대 캐주얼 年5% 급속 성장… 美브랜드 ‘챔피온’ 내년 봄 출시


라푸마 롱구스다운
종합생활문화기업 LF(옛 LG패션)가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Lafuma)’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 내년 중 백화점, 아웃렛, 가두점 등에 있는 전국 81개 라푸마 매장이 모두 문을 닫는다. LF는 아웃도어 대신 10, 20대를 겨냥한 캐주얼 패션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라푸마는 LF가 2005년부터 국내 사업을 벌인 브랜드로 2012∼2014년만 해도 연매출 2500억 원가량을 올리며 업계 ‘톱10’ 안에 들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면서 라푸마는 최근 연매출이 1000억 원 미만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인 LF마저 아웃도어 사업을 포기하기로 하자 패션 업계에서는 탈아웃도어 및 신사업 모색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라푸마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유통사 및 가맹점주들과 폐점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직영점은 내년 상반기 중 철수하고 가맹점은 남은 계약 기간에 맞춰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F가 라푸마의 국내 상표권을 타 기업에 매각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LF는 중국 빠오시냐오와의 관계 등을 감안해 국내 상표권 매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빠오시냐오는 LF에 수수료를 내고 중국에서 라푸마와 헤지스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해마다 아웃도어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내년에 라푸마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면서 “10, 20대를 겨냥한 캐주얼 패션 등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역량을 모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LF가 아웃도어 시장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침체 및 브랜드 간의 경쟁 심화, 캐주얼 패션 성장 등이 맞물리며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6조8000억 원, 2016년 6조 원, 2017년 4조75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4조 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2015년 휠라아웃도어(휠라)를 시작으로 살로몬(신세계인터내셔날), 할리한센(금강제화), 노스케이프(형지), 잭울프스킨(LS네트웍스), 섀르반(제로투세븐), 이젠벅(네파) 등이 아웃도어 관련 브랜드 사업을 접었다.

쪼그라드는 아웃도어 시장과 달리 10, 20대가 주축인 캐주얼 시장은 급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캐주얼 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으로 연간 성장세(5%)가 전 패션 업종 중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10, 20대에게 인기인 온라인 패션스토어 무신사의 거래액은 지난해 45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조 원을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같이 젊은층이 선호하는 신생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고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아웃도어’에 나선 기업들은 10, 20대를 겨냥한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LF는 최근 미국 스포츠·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의 국내 판권을 획득해 내년 봄부터 신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휠라는 중가 수준의 가격 정책을 이어나가며 10, 20대 충성 고객을 늘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빈폴아웃도어’의 명칭을 ‘빈폴스포츠’로 바꾸고 제품 디자인을 더욱 젊고 세련되게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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