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톡-다음 연예뉴스 댓글기능 이달 중 폐지

황태호기자

입력 2019-10-25 22:37 수정 2019-10-2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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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연예 뉴스의 댓글 기능을 이달 중 없애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카카오톡의 검색 기능인 ‘샵탭’의 실시간 검색어는 이날 바로 없앴다.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기로 했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연예 섹션 뉴스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의 댓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 데 이르렀다”며 “연예 뉴스 댓글을 없애는 건 물론 인물을 검색할 때 자동으로 뜨는 관련 검색어 제공과 검색어 제안기능도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편의를 높인다는 댓글의 애초 취지와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악성 댓글’과 ‘관련 검색어’는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수 겸 배우 최진리(설리) 씨가 생전에 댓글 등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실시간 검색어, 관련 검색어 등을 정치적 의사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여론을 왜곡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 대표는 “비단 최근의 사건으로만 결단을 내린 건 아니다”라며 “뉴스 서비스를 포함해 댓글·실시간 검색어를 어떻게 더 지혜롭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달 안에 연예뉴스 댓글란을 우선 없애고 정치 등 다른 분야 뉴스의 댓글 기능도 없앨지는 앞으로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또 카카오톡 ‘샵탭’의 실시간 검색어 기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사라졌다. 다만 포털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기능 존폐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재난 등 중요한 사건을 빠르게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다음 뉴스 서비스 전체를 ‘구독 기반’으로 전면 개편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여 대표는 “오랜 논의를 거쳐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자는데 합의했다”며 “새로운 플랫폼 준비에 착수한 상태”라고 했다. 새 뉴스 서비스는 언론사 기사뿐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콘텐츠와 글 등도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제공될 수 있도록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뉴스 서비스 개편 등을 통해 포털 경쟁력 강화도 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이지만 뉴스를 포함한 포털 기능은 네이버에 크게 밀린다.

국내 1위 포털업체인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카카오의 발표에 대해 “네이버는 이미 뉴스 댓글에 대해 언론사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추가로 변경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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