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 부담 비용, 한국이 미국의 2배 수준
윤영호 기자
입력 2019-10-16 03:00 수정 2019-10-16 03:29
조사 26개국 중 14번째로 높은 수준
‘은행이나 증권회사 같은 펀드 판매사에 유리한 구조.’
글로벌 투자리서치 회사 모닝스타는 최근 2019년 글로벌 투자자 경험(GIE)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닝스타가 국내 공모(公募)펀드 시장 구조를 평가한 내용은 ‘판매사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5단계의 평가 등급 중 중간 수준인 평균(average)을 받았다.
모닝스타가 2009년 이후 2년마다 발표하는 이 조사는 26개국의 공모 펀드에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중국, 인도, 일본 등이 우리와 같은 등급을 받았다. 반면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 3개국은 펀드 비용 구조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
모닝스타가 평가 대상으로 삼은 펀드 유형은 크게 6가지. 각 시장이 자국에서 설정한 주식형·채권형·혼합형펀드와 자국에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역외 주식형·채권형·혼합형펀드 등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각 나라에서 판매 중인 자산가치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이상 공모 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펀드의 자산가중치 비용 비율을 구해 그 중간값을 비교했다.
각 시장의 펀드 비용을 자산가중치를 부여해 비교하면, 투자자가 비용이 높은 펀드에 얼마나 많이 가입했는지 알 수 있다. 설령 비용이 낮은 펀드가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고 해도 투자자가 비용이 높은 펀드에 많이 가입했다면 자산가중치 비용 비율은 높아진다. 즉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높아지는 셈이다.
한국은 모든 유형에서 역외 펀드가 국내 설정 펀드보다 비용이 높았다. 특히 역외 주식형펀드는 1.89%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 가운데 가장 비쌌다. 두 번째로 비용이 높은 유형은 1.54%를 기록한 국내 설정 주식형펀드와 역외 혼합형펀드였다. 이어 역외 채권형펀드(1.40%), 국내 설정 혼합형펀드(1.00%) 순이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국내 설정 주식형펀드의 경우 비용이 가장 낮은 네덜란드가 0.50%, 미국이 0.59%였다. 한국은 26개국 시장 가운데 1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설정 채권형펀드 비용 비율은 4번째로 낮았다.
펀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자산운용사에 돌아가는 운용보수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가 가져가는 판매보수 등 2가지. 국내에서 판매 중인 펀드는 대체로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높다. 판매사가 운용사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가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모닝스타 측은 특히 “판매사가 선취수수료를 떼면서도 투자 기간에도 판매 보수를 매년 따로 챙겨 가는 구조를 가진 펀드가 일부 남아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은행이나 증권회사 같은 펀드 판매사에 유리한 구조.’
글로벌 투자리서치 회사 모닝스타는 최근 2019년 글로벌 투자자 경험(GIE)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닝스타가 국내 공모(公募)펀드 시장 구조를 평가한 내용은 ‘판매사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5단계의 평가 등급 중 중간 수준인 평균(average)을 받았다.
모닝스타가 2009년 이후 2년마다 발표하는 이 조사는 26개국의 공모 펀드에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중국, 인도, 일본 등이 우리와 같은 등급을 받았다. 반면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 3개국은 펀드 비용 구조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
모닝스타가 평가 대상으로 삼은 펀드 유형은 크게 6가지. 각 시장이 자국에서 설정한 주식형·채권형·혼합형펀드와 자국에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역외 주식형·채권형·혼합형펀드 등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각 나라에서 판매 중인 자산가치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이상 공모 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펀드의 자산가중치 비용 비율을 구해 그 중간값을 비교했다.
각 시장의 펀드 비용을 자산가중치를 부여해 비교하면, 투자자가 비용이 높은 펀드에 얼마나 많이 가입했는지 알 수 있다. 설령 비용이 낮은 펀드가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고 해도 투자자가 비용이 높은 펀드에 많이 가입했다면 자산가중치 비용 비율은 높아진다. 즉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높아지는 셈이다.
한국은 모든 유형에서 역외 펀드가 국내 설정 펀드보다 비용이 높았다. 특히 역외 주식형펀드는 1.89%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 가운데 가장 비쌌다. 두 번째로 비용이 높은 유형은 1.54%를 기록한 국내 설정 주식형펀드와 역외 혼합형펀드였다. 이어 역외 채권형펀드(1.40%), 국내 설정 혼합형펀드(1.00%) 순이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국내 설정 주식형펀드의 경우 비용이 가장 낮은 네덜란드가 0.50%, 미국이 0.59%였다. 한국은 26개국 시장 가운데 1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설정 채권형펀드 비용 비율은 4번째로 낮았다.
펀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자산운용사에 돌아가는 운용보수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가 가져가는 판매보수 등 2가지. 국내에서 판매 중인 펀드는 대체로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높다. 판매사가 운용사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가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모닝스타 측은 특히 “판매사가 선취수수료를 떼면서도 투자 기간에도 판매 보수를 매년 따로 챙겨 가는 구조를 가진 펀드가 일부 남아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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