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구축→신축’ 수요 몰려…‘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당첨되면 로또?

뉴시스

입력 2019-09-29 10:29 수정 2019-09-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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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 개관
3.3㎡당 평균분양가 4746만원…중도금 대출 불가
일반분양 단 138가구…수요 많아 경쟁률 높을 것
높은 분양가 탓…'현금 부자'나 '갈아타기' 대부분
내달 1일 1순위 청약 시작해…11일 당첨자 발표



“시세보다 저렴하다지만 지금 살고 있는 구축이랑은 비슷한 것 같아요.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으니까 실수요로 청약을 넣어볼 예정이에요. 학군도 좋아서 나중에 팔 때 쉬울 것 같기도 하고요.”

정부 규제로 차일피일 미뤄지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본격 시작되면서, 구축에서 신축으로 이동하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았지만 강남 핵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갈아타기’ 수요자나 ‘현금부자’만 진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개관한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아침부터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세보다는 저렴하지만 최소 15억원에 달하는 비싼 분양가 탓에 내부가 북적이진 않았다. 인근 지역 구축 아파트에서 신축으로 ‘갈아타기’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이모(52)씨는 전용 125㎡를 둘러보고 난 뒤 “지금 살고 있는 구축 아파트랑 가격은 비슷하지만 새 아파트인 데다 발코니 확장도 무료라고 해서 아무래도 욕심이 난다”며 “가점이 50점대라서 세대 수가 적은 125㎡는 가능성이 없을 것 같고, 84㎡ A타입이나 B타입 중 어느 곳이 나을지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홍모(47)씨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를 비롯한 신축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홍씨는 “개포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데 기왕이면 익숙한 곳에서 살고 싶어 강남권에 나오는 신축 아파트에 청약을 넣고 있다”며 “가점은 60점대인데 이곳은 좀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3.3㎡당 평균 분양가는 4746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별로는 ▲84㎡ 15억2300만~16억5000만원 ▲115㎡ 20억6600만~21억7500만원 ▲125㎡ 21억8000만~23억3500만원 선이다.

모든 평형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비슷한 가격의 구축 아파트에 살던 수요자나, ‘현금부자’ 외엔 진입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분양 관계자는 “청약 가점이나 대출 관련해서 하루 300통 이상 전화가 온다”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출 없이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청약을 넣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이마저도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서울 2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는 112가구 모집에 1만2890명이 몰리면서 평균 115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했다.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일반분양을 하는 평형은 ▲전용 84㎡A형 142가구(일반분양 101가구) ▲전용 84㎡B형 66가구(일반분양 27가구) ▲전용 115㎡B형 20가구(일반분양 4가구) ▲전용 125㎡A형 82가구(일반분양 3가구) ▲전용 125㎡B형 28가구(일반분양 3가구) 뿐이라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축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신축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 강모(55)씨는 “주변 시세보다 싸서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생각이 드는데, 무주택 기간이 얼마 안 돼 가점이 낮아서 걱정된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더 저렴한 아파트가 나올 수 있고, 재건축을 진행하는 단지도 아직 많아서 계속해서 기대를 걸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제도를 개편했다고는 하지만 강남권의 경우 최소 분양가가 15억원이 넘기 때문에 실수요자라고 하더라도 대출이 필요 없는 사람들 뿐”이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냐, 강남의 부동산 열기를 꺼트릴 수 있느냐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는 내달 1일 1순위를 시작으로 4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되며, 11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22~24일에는 계약이 예정돼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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