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vs 쉰들러 ‘7500억대 소송’ 2심서 뒤집혀…쉰들러 일부승소
뉴스1
입력 2019-09-26 10:50 수정 2019-09-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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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 쉰들러홀딩스 사이의 민사소송 2심이 1심의 결과를 뒤집은 판결을 내놨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남양우)는 26일 쉰들러가 현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 4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 회장은 1700억원을 지급하라”며 “한상호 전 엘리베이터 대표는 현 회장과 공동해 1700억원 중 190억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쉰들러가 소송을 제기한 지 5년8개월, 항소한 지는 정확히 3년 만에 나온 것이다.
이 재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계약을 맺은 것을 쉰들러 측이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가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됐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후 쉰들러는 지난 2014년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에 대해 718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경영진의 결정이 주주의 이익과 어긋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서 회사에 손실을 입한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각종 이자비용이 붙어 배상액이 7500억원을 넘겼다.
1심 소송을 맡은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2016년 8월 파생상품계약이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송을 기각하면서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쉰들러의 항소로 개시된 2심 재판에서는 양측이 법적 다툼을 합의로 마무리 짓기 위해 3차례 걸쳐 조정을 했지만 지난해 12월 결국 조정이 결렬됐다. 더불어 조정결렬 이후 지난 2월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재판이 6개월 가까이 표류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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