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가게 차린 미니기업들, 작년 매출 81%급증 ‘폭풍 성장’

신희철 기자

입력 2019-09-19 03:00 수정 2019-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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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30억 이하 업체 5만곳
‘가성비 최고 상품’ 플랫폼 입점후 기술력-마케팅 만나 시너지 효과
일부 강소기업은 해외판매도 나서



워킹맘 박은아 대표(50)는 2017년 6월 친환경 이유식 판매사 맘스를 창업했다. 맛있고 건강한 이유식을 만들 자신감은 있었지만, 사업 경험이 없어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막했다. 초창기 매출은 제로에 가까웠다. 2018년 8월 쿠팡 입점 후 상황이 변했다. 월 4만 원에 불과했던 쿠팡 내 월 매출은 최근 1000만 원대로 뛰었다. 10월부턴 중국 현지 매장에서 제품도 판매하게 됐다. 박 대표는 “소비자 노출에 최적화된 쿠팡 플랫폼에서 마케팅과 제품 개선을 효율적으로 진행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기업 쿠팡을 활용해 성장해 나가는 강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제품력을 갖췄지만, 마케팅 역량이 부족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던 기업과 쿠팡의 만남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회원 수가 2500만 명이 넘고 전국 102개의 물류 거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이다.

18일 쿠팡이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연매출 30억 원 이하 ‘미니기업’을 첫 전수 조사한 결과, 6월 말 기준 5만 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만2161개였던 미니기업 수가 2016년 2만5720개, 2017년 3만7489개, 2018년 4만7585개 등으로 매년 1만 개 이상 늘어나고 있다.

이 미니기업들의 성장률은 더욱 고무적이다. 지난해 미니기업들은 매출 2조6541억 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81% 성장했다. 지난해 쿠팡 전체 매출 성장률(65%)과 이커머스 산업 전체 성장률(18%)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기업들이 제품 생산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은 게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니기업들은 쿠팡 플랫폼의 순기능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검색한 상품 중 가격, 품질, 배송 방식 등을 비교해 가장 좋은 단 하나의 상품만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미니기업에도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생활의료용품 제조사 e-청춘의 임정호 대표는 “쿠팡은 자금 사정상 홍보나 광고에 처음부터 많이 투자할 수 없는 기업들이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적합한 판매처인 것 같다”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제품 이미지 제작 등 판매 노하우를 쿠팡과 공유하며 지난해 처음 연매출 1억 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미니기업의 성장으로 고용도 늘고 있다. 취미용품 제조사 미코아이엔티는 쿠팡 입점 후 지난해 매출이 2배 이상 뛰자 초기 3명이었던 직원을 현재 10명으로 늘렸다. 쿠팡 측은 지난해 미니기업 성장으로 3만2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 홍성에서 쌀로 떡을 만드는 홍성풀무의 박종권 대표는 “지방의 작은 기업이 기존 유통 채널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은데 쿠팡은 진입장벽이 없었다”고 전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쿠팡이 구축한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는 지방 기업이나 배송 인력 및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미니기업이 더 큰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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