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으로 집 잃은 개 97마리에게 집 내준 애견인
노트펫
입력 2019-09-04 15:08 수정 2019-09-04 15:09
[노트펫] 괴물 허리케인 ‘도리안’ 강타로 영국 연방국가 바하마에서 개들이 집을 잃고 헤매자, 한 애견인이 100마리 가까운 개들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첼라 필립스는 15년간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수도 나소에서 유기견 보호소 ‘더 보이스리스 독스 오브 나소, 바하마’를 운영해왔다. 시속 297㎞ 강풍으로 바하마 주택 1만채 이상이 파손돼 집을 잃은 개들이 무방비로 거리를 헤매자, 필립스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
필립스는 보호소 개들을 포함해 갈 곳을 잃은 개 97마리에게 자택 대문을 열어줬다. 그녀가 구조한 개 97마리 중 79마리가 그녀의 침실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아프거나 두려움에 떠는 강아지들은 따로 분리시켜 놨다.
다행히 침실에 있는 개들이 그녀의 침대 밑에 들어가긴 했지만, 단 한 마리도 침대 위로 뛰어오르지 않고 예의를 지켜줬다고 한다. 필립스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들의 사진 14장을 올렸다.
그녀는 페이스북에서 강풍으로 불안해하는 개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에어컨과 음악을 틀어놓고, 문과 창문을 나무판자로 막았다고 설명했다. 펌프 3대를 돌려서 물을 퍼냈지만, 펌프 3대도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고 과열돼, 양동이로 물을 퍼내며 힘겨운 밤을 보냈다고 한다. 개 97마리의 배설물을 치우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필립스는 “모든 개들이 함께 잘 어울리고, 새로 오는 개들에게 꼬리를 흔들면서 따뜻하게 환대해줬다”며 “더 이상 개들을 데려올 공간이 없어서 거리에 많은 개들을 남겨둔 사실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밝혔다.
피플지(誌)에 따르면, 필립스가 허리케인이 강타하기 전인 지난 8월에 만든 온라인 기부처에 갑자기 기부금이 몰렸다. 당초 목표 2만달러(약 2400만원)의 4배 넘는 8만9000달러(1억800만원)가 모였다.
한편 도리안은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약화됐지만, 필립스의 집 전력이 끊겨 CNN이 보도 당일까지 필립스와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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