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환테크’ 열풍… 아는 만큼 번다

조은아 기자

입력 2019-08-29 03:00 수정 2019-08-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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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만기가 돌아온 외화보험 보험금을 찾으러 은행 영업점을 들렀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외화보험의 구조에 따라 외화로 납입했다가 얻은 보험금을 원화로 환전하니 예상보다 금액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만기 시점에 가입 때보다 원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A 씨는 “보험에 가입할 때 환율 변동으로 만기 시 받을 보험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해 후회된다”고 말했다.

#2 60대 은퇴자 B 씨는 최근 퇴직금 전액을 부어 넣은 저축성 외화보험이 만기가 되어 보험금을 찾고선 크게 실망했다. 당초 기대보다 보험금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 그는 가입 당시 공시이율이 연 3.8%로 국내 다른 투자상품 이율보다 높아 두둑한 보험금을 쥘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만기 때 공시이율은 1.0%로 떨어지고 말았다.

최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며 외화보험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이해 부족으로 인한 피해도 생겨나고 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외국 통화로 이뤄지는 보험상품이다. 지금 판매 중인 외화보험은 미국 달러화 보험과 중국 위안화 보험이 있다. 종류는 연금, 저축, 변액, 종신 등이 있으며 주로 은행 창구나 보험 설계사를 통해 판매된다.


외화보험, 최근 1년간 5만 건 이상 판매

외화보험은 최근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는 미국 달러화에 투자해 위기 국면에서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입자가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들이 외화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2003년 9월부터 올 5월 말까지 외화보험 누적 판매건수는 14만600건(누적 수입보험료는 3조8000억 원)이다. 이 중 35.6%인 5만 건이 최근 1년간 판매됐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관심으로 외화보험 인기도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미 달러화와 같은 외국 통화로 주고받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보험료를 낼 때는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투자하고, 보험금을 받을 때는 반대로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 수령하게 된다.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령 당시 환율에 따라 지갑에서 나가는 금액과 손에 쥘 수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입할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외화로 환전하는 부담이 커진다. 보험금을 수령할 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외화 투자수익을 원화로 환전할 때 받는 금액이 적을 수 있다. 금감원은 “외화보험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소비자가 납입하는 보험료와 만기 시 수령하는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질 수 있음을 꼭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화보험 계약기간이 긴 특징 유념해야


외화보험은 이율 적용 방법에 따라 ‘금리확정형’과 ‘금리연동형’이 있다. 두 유형을 잘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금리확정형은 가입 시점의 공시이율이 만기까지 고정된다. 하지만 금리연동형은 매월 공시이율이 변동한다.

지금처럼 미국이나 중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을 때는 외화보험에 가입하면 원화보험보다 이율이 유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외화보험은 대부분 보험기간이 5년이나 10년 이상으로 긴 편이다. 외국 금리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외화보험의 계약 기간이 긴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외화보험에 가입한 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보험금이 줄어들 것이 우려돼도 손실을 피할 방법이 마땅히 없을 때가 많다. 계약을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우려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외화보험 판매가 활발해지며 일부 보험회사들이 외화보험의 장점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며 “소비자들은 외화보험 가입 전에 상품 안내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환리스크와 금리 변동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금융꿀팁 200선’에서 외화보험 투자 유의점을 확인할 수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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