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벤처붐? 상반기 투자액 1조8996억 사상 최고

김호경 기자

입력 2019-07-19 03:00:00 수정 2019-07-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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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료 등 생명과학 분야… 전체의 28% 5233억원 몰려
창업 7년이내 기업에 74% 투자… 투자시기 빨라져 적극성 보여
올해 연간 투자액 첫 4조 전망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기업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국내와 해외 벤처투자자 등으로부터 1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치료제는 아직 출시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퇴행성 뇌질환 관련 신약인 만큼 업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1400억 원 중 680억 원은 국내 창업투자회사와 창업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받은 투자액이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업체 ‘직방’도 비슷한 시기 국내와 해외에서 1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투자액이다. 이 중 정부가 집계하는 벤처투자액은 300억∼4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등에 굵직한 투자가 몰리면서 벤처투자액이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올해 상반기 벤처기업에 신규 투자된 금액은 1조899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6327억 원)보다 2669억 원(16.3%)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2014년 상반기 6912억 원에서 5년 만에 2.7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중기부는 올해 연간 벤처투자액이 역대 처음으로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많은 투자액이 몰린 업종은 바이오, 의료 등 생명과학 분야였다. 총 5233억 원(전체 투자액의 27.5%)이 생명과학 분야 벤처기업에 투자됐다. 이 분야 벤처투자액은 2017년 상반기엔 15.3%를 차지했는데 생명과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새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투자액이 급증했다. 이어 △정보통신(4672억 원·24.6%) △유통서비스(3576억 원·18.8%)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유통서비스 분야 투자액은 2802억 원으로 1년 새 27.6% 늘어 가장 투자액 증가율이 높았다.

투자 성향도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벤처투자액의 74.2%는 창업 7년 이내인 기업에 돌아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투자액(65.7%)보다 8.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벤처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시기도 그만큼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벤처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벤처붐에 이어 두 번째 벤처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유니콘(자산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벤처기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3곳이 추가되면서 현재 9곳으로 늘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2017년 추가경정예산에서 모태펀드 관련 예산이 8000억 원 편성된 결실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늘어나는 데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는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유니콘 기업 9곳 중 7곳이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창업투자회사의 설립 요건인 자본금 기준을 5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낮춘 것과 벤처투자 관련 세제 혜택도 벤처투자의 증가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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