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의선 면담…車업계 ‘위기 or 기회’ 해석 분분

뉴스1

입력 2019-06-29 08:08 수정 2019-06-29 08:0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트럼프 현대차에 현지 투자 확대 요청할 듯
한·미 FTA 개정 후 호혜적 배려 검토 약속 나올까


미국 무역대표부(USTR) 직원들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완성차 기업들을 상대로 한·미 FTA 의견을 청취한 뒤 방한이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면담을 예고하자 각종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오는 11월 수입차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할 미국이 사전답사를 나온 만큼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분위기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30일 정의선 부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를 면담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에 투자 확대를 요청하는 대신 한·미 FTA 개정에 따른 호혜적 배려를 검토하는 식으로 의견조율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미국 무역대표부 움직임은 한·미 FTA 개정 후 우리나라 시장을 점검하고 관세면제의 근거를 마련하려는 조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선 부회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면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삼성에는 화웨이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현대차에는 미국 현지 판매실적에 맞는 투자확대 주문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정치적 셈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점에서 투자확대 요청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다만 현대차 미국 공장 증설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곧바로 결정할 수 없는 만큼 원론적인 수준의 의견조율 정도에서 이야기가 오갈 전망이다.

지난해 수입차 관세카드로 미국의 압박을 받았던 멕시코 및 캐나다와 우리나라는 상황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의 근거 중 하나다.

당시 미국은 캐나다의 낙농업 개방을 이끌어낼 목적으로 수입차 관세 카드를 활용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한·미 FTA 개정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미국 입장에서 현대차가 점진적인 투자확대를 약속하면 굳이 수입차 관세 조치로 압박할 필요가 없다.

경제계 관계자는 “미국이 FTA의 호혜적 배려를 검토한다고 나올 경우 무관세 허용물량을 정하는 식으로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며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부정적인 신호로 단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시나리오를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은 연간 수출차량의 40%가량인 100만여대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현대·기아차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무관세 수출쿼터 논의가 이뤄질 경우 최소 100만대 이상은 받아내야 피해를 비껴갈 수 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