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내 집의 꿈’… 43.3세에 첫 장만, 집값 38%는 대출
주애진 기자
입력 2019-06-25 03:00 수정 2019-06-25 10:54
첫 마련 나이 2년새 1.4세 높아져
최근 한국인은 평균 43.3세에 생애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내 집 마련 시기가 1.4년 늦어졌고, 소득별로 내 집 장만 시기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내 집’이라곤 하지만 실상 집값의 40%는 금융기관의 대출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시점 기준으로 최근 4년 내 구매, 분양, 상속 등으로 처음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43.3세로 나타났다. 지난해 2∼12월 전국 6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이 조사는 격년으로 진행해오다가 2017년부터는 매년 실시하고 있다.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2016년 41.9세로 낮아졌다가 이후 매년 오르고 있다. 이건우 국토연 연구원은 “집값이 크게 오른 시장적 요소와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사회적 요소가 모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2014년 2억1448만 원에서 지난해 2억8080만 원으로 매년 올랐다. 4년 새 30.9% 오른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내 집 마련 시기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위소득계층(소득 1∼4분위)의 첫 내 집 마련 가구주 평균 연령은 56.7세였다. 평균 39.6세인 상위소득계층(소득 9∼10분위)보다 약 17년이 더 걸렸다. 두 계층의 내 집 마련 평균 연령 격차는 2016년 약 15년, 2017년 약 16년 등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에도 지난해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5.5(중앙값 기준)로 전년(5.6)과 비슷했다. 집값만큼 연소득도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싼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가격의 40%가량은 여전히 대출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가구의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LTV)은 37.8%였다. 특히 모아놓은 돈이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대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이 만 20∼34세인 청년 가구의 LTV는 45.6%, 결혼 5년 이내인 신혼부부 가구의 LTV는 43.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자기 소유의 집에 살지만 대출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가구의 비율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7%에 달했다. 응답한 자가 보유 가구의 37.1%는 대출금 상환이 조금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18.6%는 매우 부담된다고 했다. 2017년 대출금 상환 부담을 호소한 가구의 비율(49.3%)보다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여전히 대출에 의존해 내 집 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한해 대출 규제를 제한적으로 풀어주거나 저소득층·신혼부부 대상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투기 수요 근절을 위해 대출을 규제하면서 덩달아 실수요자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4일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시점 기준으로 최근 4년 내 구매, 분양, 상속 등으로 처음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43.3세로 나타났다. 지난해 2∼12월 전국 6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이 조사는 격년으로 진행해오다가 2017년부터는 매년 실시하고 있다.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2016년 41.9세로 낮아졌다가 이후 매년 오르고 있다. 이건우 국토연 연구원은 “집값이 크게 오른 시장적 요소와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사회적 요소가 모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2014년 2억1448만 원에서 지난해 2억8080만 원으로 매년 올랐다. 4년 새 30.9% 오른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내 집 마련 시기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위소득계층(소득 1∼4분위)의 첫 내 집 마련 가구주 평균 연령은 56.7세였다. 평균 39.6세인 상위소득계층(소득 9∼10분위)보다 약 17년이 더 걸렸다. 두 계층의 내 집 마련 평균 연령 격차는 2016년 약 15년, 2017년 약 16년 등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에도 지난해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5.5(중앙값 기준)로 전년(5.6)과 비슷했다. 집값만큼 연소득도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싼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가격의 40%가량은 여전히 대출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가구의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LTV)은 37.8%였다. 특히 모아놓은 돈이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대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이 만 20∼34세인 청년 가구의 LTV는 45.6%, 결혼 5년 이내인 신혼부부 가구의 LTV는 43.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자기 소유의 집에 살지만 대출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가구의 비율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7%에 달했다. 응답한 자가 보유 가구의 37.1%는 대출금 상환이 조금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18.6%는 매우 부담된다고 했다. 2017년 대출금 상환 부담을 호소한 가구의 비율(49.3%)보다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여전히 대출에 의존해 내 집 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한해 대출 규제를 제한적으로 풀어주거나 저소득층·신혼부부 대상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투기 수요 근절을 위해 대출을 규제하면서 덩달아 실수요자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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