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강 “반도체 세계최강 기술-인력 갖춘 한국, AI-머신러닝 분야도 함께 성장시켜야”

허동준 기자

입력 2019-05-31 03:00 수정 2019-05-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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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혁신가 앤드루 강 교수

“반도체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선 목표를 분명히 세워야 합니다. 또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이 함께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앤드루 강 미국 UC샌디에이고대(UCSD) 교수(56·사진)는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반도체 회로 설계 자동화 알고리즘을 개발한 강 교수는 ‘반도체 설계 제조 분야의 혁신가’로 불린다.

강 교수는 “한국은 계속해서 반도체 분야 선두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다 가지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근면성실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력, 거기에다 국민 역시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하버드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강 교수는 1980년대 초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인 캐드(CAD)가 도입됐을 당시 이 분야 선구자격인 교수를 만나 반도체 공학에 입문했다. 강 교수는 “반도체 공학이 우리가 해결하기 힘든 영역을 다루는 것이라 생각해 매력을 느꼈다”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학적 마인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학사 전공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을 위한 설계(DFM)’를 고안한 것도 강 교수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DFM은 회로 설계 단계부터 제조·생산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회로의 성능과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제조단가를 낮추는 이론이다. 반도체 회로가 점점 작아지면서 소자와 배선을 생산하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해결책으로 평가받는다.

강 교수는 또 지난해부터 반도체설계자동화 관련 오픈소스인 ‘오픈로드’의 리더를 맡고 있다. AI와 머신러닝 등은 모두 오픈소스로 운영돼 빠른 진보가 가능했고, 반도체 부문도 오픈소스를 통해 많은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1963년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강 교수는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변희용 전 성균관대 총장, 외할머니는 2·4·5·6·7대 국회의원과 민주당 총재 등을 지낸 여성 정치인 박순천 여사다.

강 교수는 반도체 회로설계 분야에 이바지한 공로로 31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제29회 호암상 시상식’에서 호암공학상을 받는다. 강 교수는 “기초과학에 기여한 분들이 많은데 수상자로 선정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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