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생활 문화 바꾼 ‘배달앱‘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된다

동아일보

입력 2019-05-22 16:49 수정 2019-05-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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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자영업자 윈-윈 모델 구축

임정근 변호사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한국인의 식생활 문화를 통째로 바꿔놓은 배달앱 서비스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배달통’의 스마트폰 앱이 출시된 이후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가세하면서 배달앱은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처음에 소비자들은 길거리 전단지와 검색을 통해 맛집을 찾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배달앱들의 시작은 미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라도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을 누리자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배달앱 주문 금액은 2013년 3647억 원에서 2018년 3조 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배달앱 이용자는 2500만 명을 넘어섰다.

음식점 매출도 늘어났다. 서울·수도권 및 4대 광역시의 배달 음식점 702곳을 표본조사한 2016년 배달음식점 보고서에 따르면 80% 이상이 배달앱에 가입했고, 연간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504만 원 증가했다. 반면 배달앱에 가입하지 않은 음식점의 배달 매출액은 1788만원 감소했다.

과거 길거리를 가득 메웠던 음식점 전단지 광고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광고·홍보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 10년 만에 음식 배달 문화는 배달앱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이다.

소비자 편익도 높아졌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1인 가구, 혼밥족 등 1인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혼자만을 위한 요리를 위해 장을 보면 너무 많은 식재료가 낭비될 수밖에 없어 배달앱을 통한 배달 음식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2~4인 가구도 집에서 배달해 먹는 것으로 외식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일부 중소 식당 주인들은 배달앱 수수료·광고료가 비싸다고 불평하지만,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비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최근 ‘요기요’가 진행한 대규모 할인 행사 비용을, 음식점이 아닌 가맹사업자와 회사가 부담해 상생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별적 마케팅 활동 없이 동네 작은 가게까지 실질적으로 매출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배달앱이 가져올 10년 후의 모습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의 전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이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더 많은 음식점과 서비스가 빠르게 배달앱에 들어가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배달앱이 바꾼 식생활 문화는 앞으로 다른 분야의 변화까지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장보기, 숙박, 부동산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미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기존 배달앱 회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카카오와 쿠팡 등은 기존 택배, 택시 등의 서비스에 배달을 접목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으로 서비스 산업 규모를 키워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소상공인과 젊은 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부의 재분배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소비자와 중소 음식점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서비스산업 규모 확대를 촉진하고 있는 배달앱 산업을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가 창의적 혁신을 저해하고 사회 전체의 후생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재검토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것이다.


TY & Partners 임정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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