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주민들에게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의 소리
박성민기자
입력 2019-05-22 15:34 수정 2019-05-22 15:38
“배를 타면 5시간 넘게 걸리는 환자 이송이 닥터헬기 덕분에 1시간으로 줄었습니다.”(백령병원 정형외과 의사 이승열 씨)
“닥터헬기에 탑승한 환자가 내 가족일 수 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백령도 주민 이호영 씨)
서해 최북단 섬, 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에게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소생 가능성을 높여주는 든든한 희망이자 버팀목이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호영 씨의 어머니도 닥터헬기의 도움으로 인천 인하대병원까지 1시간 만에 이송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18일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에 참여한 백령도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닥터헬기 소리를 소음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축복의 소리로 받아들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캠페인은 KT가 함께했다. KT는 백령도 등 도서산간 지역의 정보통신기술(ICT) 격차를 해소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환자 상태를 살피고 닥터헬기 출동 요청을 하는 의료인, 북포초등학교 학생 등 백령도 주민 23명은 소생 캠페인 풍선을 터뜨리며 소음을 참는 것으로 ‘타인의 생명을 위해 잠깐의 불편을 감내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풍선을 터뜨릴 때 나는 소리는 닥터헬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리와 비슷하다.
소생 캠페인에 공감하는 움직임은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천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학생 400여 명도 17일 ‘한마음 페스티벌’에서 소생 캠페인에 참여했다. 구영주 총학생회장은 소생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는 영상에서 “환자를 살리는 일에 꼭 동참하고 싶다는 학우들의 바람이 컸다”고 말했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부대원들은 “닥터헬기 소리는 하늘을 나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라며 닥터헬기가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착륙 할 수 있기를 응원했다. 수술용 로봇 등을 만드는 미래컴퍼니는 로봇을 이용해 풍선을 터뜨리는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류희림 사무총장은 20일 직원 20여 명과 함께 소생 캠페인에 참여하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이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을 캠페인에 참여할 다음 주자로 지목했다.
연예계에서도 배우 정보석 씨와 이규한 씨 등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직접 소생 캠페인 영상을 올리는 등 닥터헬기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의 소생 캠페인 메인 영상 조회수는 22일 현재 7만2000여 회를 기록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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