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굽이굽이 대관령옛길…신사임당도 반했네
김재범 기자
입력 2019-04-18 05:45 수정 2019-04-18 05:45
장성새재길 내내 만날 수 있는 울창한 계곡.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봄나들이, 역사가 살아 있는 걷기여행 어때요?
평야보다는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는 다른 고장으로 가려면 가파른 고갯마루를 넘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고갯길마다 긴 세월 그곳을 오가던 숱한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부푼 꿈을 안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부터 무거운 등짐을 지고 다른 마을의 장터로 향하던 보부상, 아니면 귀양길을 떠나며 권세의 허망함을 느끼던 벼슬아치에 이르기까지 담긴 사연도 다양하다. 4월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선정한 ‘추천 걷기여행길’은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며 선조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옛길 5곳이다. 추천길로 선정된 길은 두루누비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남녀노소 걷기 편한 그림 같은 길
● 내장산 장성새재길
내장산 국립공원에 있는 장성새재길은 백암산(741m)과 입암산(626m) 사이에 살며시 숨어 있다. 호남지역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이었고, 한때는 군사작전도로로 쓰이기도 했다. 울창한 계곡을 바라보는 풍경이 수려하고, 길이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다.
▶ 5km / 소요시간: 2시간 / 난이도: 쉬움
강릉 단오제의 주신 범일국사를 모신 국사성황당을 지나 계단과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대관령옛길에서는 긴 세월 그곳을 오가던 숱한 사람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관동별곡에 영감 준 절경
● 대관령 너머길01 대관령옛길
영동과 영서의 관문역할을 하던 길이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넘던 길이며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의 영감을 받고, 김홍도가 풍경에 취해 산수화를 그리던 유서 깊은 옛길이다. 걷다 보면 단오제 주신을 모신 국사성황당이나 옛 주막을 복원한 초가집 등의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다. 국가지정 명승 74호다.
▶ 14.3km / 소요시간: 6시간 / 난이도: 어려움
해발 525m에 있는 백두대간 하늘재 정상석.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가장 오래된 1800년 역사 간직
● 충주 풍경길 하늘재길
충주와 영남의 관문인 문경을 잇는 옛 길로 18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이다. 영남과 서울을 잇는 죽령보다 2년이 빠르고 조령(문경새재) 보다 1000년이 빠르다. 미륵대원지에서 출발해 하늘재 정상석까지 순환형 코스로 백두대간 고갯길 중 가장 무난하고 쉬운 길이다.
▶ 4.1km / 소요시간: 2시간 / 난이도: 쉬움
신라 이사금5년에 죽죽에 의해 개척되어 영남,영서,경기 지역을 이어주던 유래 깊은 죽령옛길.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소백산맥 절경에 눈이 호강하네
● 소백산자락길03 죽령옛길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옛길이다. 한양과 경상도를 잇는 최단 경로로 알려져 과거 보려는 선비, 보상, 부임지로 가는 관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험한 고개를 넘었다. 희방사역을 시작으로 죽령마루를 넘어 단양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눈앞에 소백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11.4km / 소요시간: 3시간30분 / 난이도: 보통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문경새재길의 제2관문 조곡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유구한 이야기와 유산 남다른 곳
● 새재넘어 소조령길01 문경새재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코스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의 아름다움보다 영남과 한양을 이어주는 길목이던 역사성, 그리고 이곳을 지나던 숱한 사람들이 빚어낸 유구한 이야기의 유산이 남다른 길이다. 옛길 박물관부터 조령산과 주흘산을 넘어 충렬사까지 이르는 길은 걷기 좋은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 8.9km / 소요시간: 3시간30분 / 난이도: 보통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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