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날로그 감성 터지는 헤드폰, 미터스뮤직 OV-1B

동아닷컴

입력 2019-03-20 14:56 수정 2019-03-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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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스뮤직 OV-1B, 출처: IT동아

이어폰과 헤드폰, 스피커와 달리 이동하며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널이 쓰이고 있다. 그 중 헤드폰은 이어폰과 달리 큰 유닛과 여유로운 설계로 인해 더 나은 소리를 경험하기에 유리하다. 최근 무선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렵지 않게 풍부한 사운드 경험이 가능해졌다. 이런 이점으로 인해 많은 오디오 브랜드들이 헤드폰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미터스뮤직이 출시한 무선 헤드폰 OV-1B는 공개된 지 오래 되지 않은 신참이지만 존재감은 상당했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실력을 인정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천천히 살펴본 이 헤드폰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 받기에 충분한 실력과 전통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가 잘 몰랐을 뿐이다.


앰프를 헤드폰에 옮겨 놓은 듯

헤드폰을 소개하기 전, 브랜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 보고자 한다. 아무래도 미터스뮤직(Meters Music)이라는 브랜드를 생소하게 느낄 이가 많을 듯 해서다.

미터스뮤직의 모기업은 베이스 기타 및 스튜디오용 앰프 제조사 중 하나인 애쉬다운 엔지니어링(Ashdown Engineering)이다. 1997년 설립한 기업인데, 설립자인 마크 구데이(Mark Gooday)는 유투(U2),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더 후(The Who),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등 유명 뮤지션들에게 앰프를 제공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사 앰프를 활용한 녹음 환경에 맞는 출력 장비의 필요성을 느낀 애쉬다운 엔지니어링은 최적의 음질과 함께 자사의 정체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헤드폰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2017년 공개된 헤드폰 OV-1이 그 주인공. 클래식한 디자인에 측면에는 음압에 따라 바늘이 음직이는 레벨미터를 달아 주목 받았다. 디지털 시대의 즐거움에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 셈이다.

미터스뮤직 OV-1B.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진다. 무게는 380g으로 조금 묵직하지만 착용감이 뛰어나 스트레스가 적다, 출처: IT동아

이어 지금 소개할 미터스뮤직 OV-1B는 이 헤드폰의 무선 모델이다. OV-1은 유선으로 제대로 된 사운드 감상을 지원했다면 이 헤드폰은 그 강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살린 형태라 보면 되겠다. 여기에서 B는 블루투스(Bluetooth)를 의미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디자인은 OV-1과 다르지 않다. 외형은 정교하게 가공한 금속 재질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살렸고, 그 외에는 가죽으로 덮었다. 가죽은 귀에 닿는 머리와 귀 부분에 넓게 적용되어 있다. 손에 닿는 질감은 매우 부드럽고 누르면 어느 정도 탄력이 느껴지는 수준이다. 착용감과 내구성 사이에서 제조사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무게는 약 380g 가량으로 무게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정작 착용했을 때의 무게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편. 아무래도 이어패드와 헤드밴드가 부드럽게 머리에 고정되는 구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하우징 측면에 탑재된 음압(VU) 미터기가 돋보이는데, 실제 작동도 한다. 단, 블루투스 혹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출처: IT동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측면에 제공되는 음압 미터(Volume Unit Meter)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냥 폼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음악이 재생되면 그에 맞춰 바늘이 움직인다. 때문에 정작 착용한 본인은 이를 볼 수 없지만 주변 사람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게다가 LED로 밝게 비춰주기 때문에 시인성까지 좋다. 앰프를 만들어 온 애쉬다운 엔지니어링의 감성을 여기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음압 미터는 단순히 멋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실제 제 역할을 한다. 바늘이 우측으로 갈수록 음압이 높아짐을 의미하는데, 음원 감상 전 미리 미터기의 바늘을 잘 보고 음량을 조절한다면 청각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터기 좌측은 55데시벨(dB), 우측은 110데시벨이다. 중간이 85데시벨인데, 바늘이 중간 이상을 넘나든다면 기기 음량을 적절히 조절해 쓰자.

또한 무선이기 때문에 조작을 위한 버튼이 좌측에 마련되어 있다. 각각 음량 조절 및 재생 곡 이동, 재생 및 일시정지(통화) 역할을 담당한다. 총 3개의 버튼으로 필요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어패드의 재질이나 마감 모두 뛰어나다. 귀를 모두 감싸는 형태는 아니지만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출처: IT동아

제품은 밀폐형이지만 착용하면 이어패드가 완전히 귀를 감싸지 않는다. 즉, 풀사이즈(Full Size)는 아니다. 굳이 크기를 따진다면 오버이어(Over Ear)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이 외에 온이어(On Ear) 형태가 있는데 귀 위에 올려놓는다는 느낌으로 이어컵이 작은 헤드폰이 여기에 해당한다.

크기가 작을수록 착용감은 불편하지만 귓바퀴를 눌러 주기 때문에 좌우 음색을 최대한 동일하게 느낄 수 있으며, 반대로 크기가 크다면 좌우 음색에서는 약간의 손해가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나 착용감은 개선된다. 오버이어는 그 중간 성향을 지닌다.

이어패드의 밀도는 적당한 편이다. 최대한 빈틈을 만들지 않도록 설계된 것인데, 그래도 100% 차음은 불가능하기에 가급적 공공장소에서는 음량을 크게 설정하지 않도록 하자.

블루투스와 노이즈 캔슬링 활성화 기능은 좌우 하우징 상단에 스위치로 제공된다, 출처: IT동아

헤드폰은 기본적으로 무선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활성화 버튼을 제공해야 된다. 여기에서는 하우징(유닛) 상단에 스위치 형태로 마련해 두었다. 필요에 따라 스위치를 켜고 끄면 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마찬가지다. 스위치를 켜고 끄면 된다. 좌측 유닛에는 블루투스, 우측에는 노이즈 캔슬링이다.

불필요한 잡음은 차단, 필요한 사운드는 거침 없이

미터스뮤직 OV-1B가 들려줄 소리를 경험해 봤다. 청음을 위해 기자가 보유한 LG V40 씽큐(유선/무선)와 함께 코원 플레뉴 D2(유선)를 활용했다. 본연의 성능을 최대한 느껴보고자 기기 내 음장 효과는 적용하지 않았고, 설정도 기본 상태로 두었다. 음원은 16비트/44.1kHz 혹은 24비트/96kHz 이상 대역을 갖는 고해상 음원 파일(FLAC)을 활용했다. 스마트폰으로는 MP3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바이브)를 통해 감상하기도 했다.

미터스뮤직 OV-1B에는 aptX HD 무선 코덱 기술이 있어 선 없이도 고해상 음원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출처: IT동아

무선으로 경험한 미터스뮤직 OV-1B의 음질은 인상적이었다. 튀는 부분 없이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줬기 때문. 저음은 붕 뜨는 소리 없이 단단하고, 중고음은 깔끔하게 들리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감상에 몰입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OV-1B에 탑재된 유닛은 40mm 지름의 다이나믹 드라이버다. 돔 형식에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마이크 등이 내장되어 있다. 저항(임피던스)는 1KHz에서 32옴으로 평범한 수준, 감도는 94데시벨(dB) 정도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20Hz에서 20KHz 사이다. 제원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지만 전반적인 사양을 보면 대부분 음향 기기에 잘 어울리는 것을 목표로 한 듯 하다.

이 헤드폰이 갖는 매력적인 요소는 무선으로도 뛰어난 음질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OV-1B에는 퀄컴 'aptX HD'가 적용되어 있다. 일반 블루투스 코덱과 달리 24비트/48kHz 대역을 재생할 수 있는 고해상 음원용 코덱이다. 국내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된 LG 스마트폰에서 경험 가능하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aptX까지만 지원한다는 점 참고하자.

뿐만 아니라, 외부 잡음을 차단해 음원 본연의 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다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에 비하면 기능적 부분은 약하지만 82% 가량의 차단 성능을 자랑한다. 주변 소음이 살짝 섞이는 수준으로 음악 감상에 많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무선 음질도 뛰어나지만 유선을 연결했을 때의 만족도 또한 높다, 출처: IT동아

무선보다는 유선으로 음원을 감상했을 때, 풍부함이 더 부각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는 코원 플레뉴 D2라 그런게 아니라, LG V40 씽큐에 연결해 감상해도 동일했다. aptX HD 연결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 역시 충분히 뛰어나지만, 배터리가 아닌 케이블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전류를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전달되는 소리는 기대 이상이다. 일반 스마트폰을 활용해도 정제된 사운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특히 저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타 제품에 비하면 조금 부족한 편이지만 사용에 어려움 없는 수준이다. 제조사에서는 블루투스 기준 연속 약 10시간 재생, 대기 시간은 16.5시간이라고 밝히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실제 사용해 보니 무선으로 약 9시간 가량, 유선으로는 약 14시간 가량 작동 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간단히 충전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사용하면 되겠다.

아날로그의 멋과 감각적 소리를 동시에 경험하는 헤드폰

미터스뮤직 OV-1B. OV-1의 블루투스 추가 모델로 음원 감상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여기에 기본적인 음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음원을 감상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때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더 나은 음질을 경험하려면 유선이 낫지만, 무선이라도 기본적으로 aptX HD 코덱을 지원하기에 충분히 선명한 사운드 경험이 가능하다.

유선 케이블과 충전 케이블이 수직으로 닿는 구조다, 출처: IT동아

마감과 착용감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지만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충전과 유선 청음을 동시에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무선이기 때문에 유선 감상을 위한 별도의 케이블을 제공한다. 이 케이블 단자와 충전 단자 사이 공간이 부족해 충전하려면 유선을 활용한 음원 감상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무선이 아니더라도 노이즈 캔슬링을 위해 충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차기 제품에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미터스뮤직 OV-1B, 출처: IT동아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미터스뮤직 OV-1B는 동급 제품군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무선 헤드폰(+노이즈 캔슬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멋과 소리를 모두 손에 넣고 싶은 오디오 애호가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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