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색에 공정위원장 저격…삼성 올해도 적막한 창립기념일

뉴스1

입력 2019-03-19 09:37 수정 2019-03-19 09:3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22일 삼성그룹 모태 삼성물산 창립 81주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19.1.8/뉴스1 © News1

삼성그룹이 오는 22일 창립기념일을 맞지만 올해도 기념행사 없이 차분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1938년 3월1일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이 자본금 3만원으로 대구시 수동(현 인교동)에 ‘삼성상회(삼성물산)’라는 간판을 내걸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삼성그룹의 시작이다. 그러다 50돌을 맞은 1988년 3월22일 이건희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했고 기념일은 3월1일에서 22일로 바뀌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당분간 떠들썩한 행사 없이 오롯이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것이 삼성그룹 수뇌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별도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20일 열리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삼성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끊이지 않는 악재를 의식해서다. 지난 14~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데이터센터에 이어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고위경영진이 대거 기소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관련 재판이 열린다. 지난해 2월 항소심 선고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도 남아있다. 그룹 수뇌부에선 외부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대외행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엔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그룹의 행보에 대해 “이해하지만 아쉽다”고 비판하면서 여전한 반(反)삼성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3년여간 계속된 반삼성 여론에 공(功)이 모두 묻히는 상황에 대한 섭섭함도 없지 않다. 그러면서도 글로벌기업 삼성이 쌓아올린 ‘빛과 그림자’를 정확히 마주하고 쇄신을 위한 과감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실적마저 위기다.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도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며 비상경영 모드에 들어갔다. 전사 실적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의 반토막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시장을 우려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삼성의 위기대응 능력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 둔화로 실적 하락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와 전장,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대규모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서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며 “3년간 180조원 투자·4만명 채용 발표나 ‘미세먼지연구소’ 설립 등을 보면 삼성의 ‘쇄신’에 대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