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속도 싸움…한-미, 5G 세계최초 타이틀 놓고 불꽃 경쟁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3-18 17:39 수정 2019-03-1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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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서 최대한 빨리 5G, 심지어 6G를 원합니다(2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우리는 올 3월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합니다(1월 24일 대전 전국경제투어 중 문재인 대통령 발표).”

두 나라의 국가원수가 ‘세계 최초 5세대(5G) 서비스’ 타이틀을 놓고 ‘1등 경쟁’에 나섰다. 5G 시대에 접어들면서 통신기술은 이제 품질의 차이로 차별화하긴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결국 속도 싸움이 됐다. 가장 빨리 신기술을 안정화시켜 내놓는 기업, 국가가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양국 지도자까지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11일 전엔 무조건 내놓는다”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국내 통신3사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당초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3월 중 상용화를 공언했지만 “안정화에 시간이 걸려 3월은 무리”라는 업계 상황에 따라 4월로 늦춰졌다. 이를 틈타 미국 버라이즌이 모토로라와 손잡고 ‘4월 11일 세계 최초 5G 서비스 출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8일 “최대한 4월 5~10일 안에는 (5G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로 못 박은 미국 버라이즌 출시일보다 하루라도 앞서 내놓겠다는 의미다. 통신3사와 이미 현장 테스트도 하고 있는 상황이며 일단 삼성에서 완제품이 나오면 통신사 전국 유통망으로 공급돼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1, 2일이 소요된다.

일정뿐만 아니라 품질 측면에서도 미국과는 다를 것이라는 게 ICT업계의 전반적 관측이다. 버라이즌이 출시할 예정인 5G 서비스는 모토로라의 4G 모델인 ‘모토 Z3’에 ‘모토 모드’라는 5G 모듈을 추가로 끼워야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지역도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등 2곳으로 한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10은 모듈형인 모토 Z3와는 다른 완성형 5G 스마트폰이다. 출시일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안정적인 상태에서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이번 주 안에 5G 요금제 재신청”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선 풀어야할 과제가 또 하나 있다. 5G 요금제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여서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정부에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 하는 SK텔레콤은 5일 5G 요금제 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으나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됐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주 안에 요금제 가안을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정부와 협의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버라이즌의 5G 요금제가 공개되면서 향후 국내 요금제 구성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버라이즌은 기존 4G 요금제 3종에 각 10달러(약 1만1400원)를 추가하는 형태로 5G 요금제를 내놨다. 대표 요금제는 75GB를 제공하는 105달러(부가세 별도·약 11만9700원) 선이다. SK텔레콤의 1차안은 최저 7만5000원(부가세 포함)에 150GB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안에 중저가 구간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5G 서비스에선 그 이하의 데이터 수준은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2G 휴대전화를 쓸 때 스마트폰 시대의 데이터양을 상상하지 못했듯, 아직 우리는 5G 단말의 데이터 규모를 어림잡을 수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비행기로 갈아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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