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5단지 두달새 또 1억 ‘뚝’…끝 모를 추락 언제까지?

뉴스1

입력 2019-03-13 06:20 수정 2019-03-1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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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76㎡ 16억1000만원에 팔려…더 낮은 호가 등장
“갭투자가 올린 집값, 투기 거품 걷히면서 급격히 하락”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News1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바로미터인 잠실주공5단지가 연초 1억원 가량 추가 하락하며 낙폭을 확대해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 주택형이 최근 16억1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1월에 신고된 실거래가 17억원보다 약 1억원 더 떨어진 값이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주택시장 과열기 때 최고가인 19억1000만원(9월)에 팔리면서 호가가 20억원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9·13 부동산대책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면서 연일 하락세다.

집주인들은 빠르게 떨어지는 집값에 브레이크를 걸듯, 이달 초까지 급매물 호가를 16억5000만원 이상으로 꿋꿋이 유지해왔다. 그러다 최근 16억1000만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값의 급매물이 하나둘 늘었다.

최근에는 16억5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16억원 붕괴가 임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1년 전 시세(17억~18억원)는 무너졌고 2년 전 시세(14억~14억5000만원)를 향하고 있다.

인근 강남구에선 인기 재건축인 은마아파트 전용 76㎡가 지난 1월 말, 최고가(지난해 9월, 18억5000만원) 대비 4억5000만원 떨어진 14억원에 팔린 것이 알려지면서 주택시장을 놀라게 했다.

두 단지는 강남권 아파트 시세 ‘풍향계’로 불린다. 주택시장 악재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집값이 가장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두 단지의 추이를 유심히 살핀다.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값 조사에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 0.02% 추가 하락하며 18주 연속 떨어졌다. 2012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18주간 재건축 아파트값 누적 하락률은 마이너스(-) 2.4%에 달했다.

정부 규제가 다주택자·고가 아파트 소유자를 직접 겨냥하자 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 인기는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다음 달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증가로 주택 보유 부담이 갈수록 커지자 급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2020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혜택을 적용받으려면 올해 집을 처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특히 잠실5단지와 은마아파트가 위치한 송파구와 강남구는 주택 투기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의 ‘주택 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현황’을 보면, 집값 과열이 심했던 지난해 1월 강남구 주택거래의 무려 75.5%, 송파구는 72.3%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승계하고 실제 입주는 하지 않은 갭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투기 거품이 걷히면서 집값이 빠르게 잡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재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한 상태라 투기수요가 발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액 자산가들의 간헐적인 거래는 가능하겠지만 예전과 같이 대출을 낀 추격 매수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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