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자식같은 양파 갈아엎겠나”…산지폐기 신청 쇄도

뉴스1

입력 2019-03-12 14:48 수정 2019-03-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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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15일까지 30억 들여 167㏊ 폐기
무안군 전체신청자 중 18%만 배정 받아


12일 전남 무안군 청계면 한 양파밭에서 민중당 전남농민위원회 회원들이 농산물 가격 보장 촉구 기자회견 뒤 트렉터를 이용해 조생양파 밭을 갈아엎고 있다. 2019.3.12/뉴스1 © News1

전남도와 농협, 일선 지자체는 올해 전남지역 조생양파 재배면적의 11.2%인 167㏊를 15일까지 산지폐기 한다.

폐기에 대한 보전 비용은 평당 5922원으로, 전남도는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산지폐기에 전남에서는 양파밭 788㏊가 신청됐으며, 이 중 주산지인 무안지역이 42%인 330㏊를 차지하는 등 신청이 쇄도했다.

전남도가 무안군에 도내에서는 가장 많은 60.3㏊를 산지폐기 면적으로 배정했으나, 무안지역 신청 농가의 18.2%만 보조금을 받고 산지폐기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양파가격 하락으로 무안에서 400㏊를 폐기하겠다는 신청이 들어왔으며, 이중 60.5㏊를 폐기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양파값이 폭락하자, 자재비용이라도 건지겠다는 심정으로 양파밭을 갈아엎겠다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양파는 ㎏당 632원으로 평년에 비해 30% 낮은 가격을 유지했다.

농민 강모씨는 “누군들 애써 키운 양파를 밭에서 갈아엎고 싶겠냐”며 “포전 상인들도 발길이 뜸한 상태에서 그나마 본전이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폐기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UR(우루과이라운드)과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시장개방이 가속화 되면서 수입농산물이 매년 늘어 가격하락에 직면했다고 성토하고 있다.

무안군 농민회는 “농산물 가격 폭락이 과잉생산은 분명하지만 정부의 개방농정과 수입 폭증이 원인이기도 하다”며 “1차 산업인 농업이 고갈 위기에 놓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과잉 생산돼 저장된 양파가 소진이 아직 안된 상태에서 올해 조생 양파가 출하돼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변동이 큰 양파 등의 수급불안 품목을 대체작물 전환시 차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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