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AI개발 경쟁, 첨단기술 新냉전의 시작”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2-14 03:00 수정 2019-02-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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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언론 ‘5G-AI 경쟁’ 관련
“글로벌산업 2개 진영으로 분열… 美, 동맹국들에 선택 요구할 것”
홍콩언론, 과거 우주개발경쟁 빗대 “새로운 스푸트니크 모멘트”



“미국과 중국의 첨단기술 신(新)냉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공지능(AI) 연구 투자 확대 지시를 두고 이렇게 성격을 규정하면서 “중국은 첨단기술 신냉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AI ‘군비 경쟁’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미국이 5세대(5G) 이동통신에서 AI까지 중국 기술에 대한 억제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추구하면 글로벌 산업은 (냉전 시대처럼) 2개 진영으로 분열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에 (미중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전략적 경쟁자와 적대적 국가가 미국의 AI 기술을 얻으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정부가 AI 개발과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운용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충돌을 ‘경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꺼려왔다. 첨단기술 영역으로 충돌이 확대되고 5G 분야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쓰는 국가와 협력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자 중국도 첨단기술 패권 경쟁을 진영 싸움으로 규정하고 접근하기 시작한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트럼프 대통령의 AI 행정명령을 ‘스푸트니크 모멘트’로 규정하고 “미중 간 AI 경쟁이 1950, 60년대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처럼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기술 우위를 점한 국가가 안심하다가 후발 국가의 빠른 기술 발전에 충격을 받는 상황을 가리킨다.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2017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AI 핵심 기술 확보를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절박하고도 전략적인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격려했다.

최근 다국적 회계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중국의 AI 기술이 7조 달러(약 7846조 원)의 가치를 생산하는 반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은 3조7000억 달러(약 4150조 원)를 만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미국이 중국을 앞서지만 10년 내에는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구글차이나 사장을 지낸 리카이푸(李開復) 촹신궁창(創新工場)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을 위한)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이고 중국은 새로운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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