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부터 사업화까지 집중지원… ‘청년 창업가’ 육성의 산실

이현두 기자

입력 2018-12-07 03:00 수정 2018-12-07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고려대는 산학협력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국내외 유수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의 실적만 봐도 학교가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우선 대학 기술 이전과 특허 출원에서 이미 전국 종합사립대 중 1위이다. 2018년 국가 연구개발 사업 기술 이전 및 사업화 부문(연구·교육형 부문)에서도 전국 1위로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2018년 산학협력 EXPO 창업교육 최우수대학에 선정되는 등 기술사업화와 창업교육에서 독보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105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한 고려대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기술 이전 330건, 기술 이전 실적액 107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학연연계 사업화 선도모델 지원 사업, 대학 기술경영 촉진 사업, 청년 TLO 사업 등 100여억 원의 기술사업화 관련 재정 지원 사업을 수주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술 기반 시장 연계 창업 탐색 지원 사업’에서 수도권 지역 거점대학으로 선정된 고려대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사업(BRIDGE+)에서도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대는 2018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86위로 국내 종합사립대학으로는 가장 먼저 세계 90위권에 진입했다. QS 2018 아시아대학평가에서도 국내 종합사립대학 1위, 전체 대학 12위를 기록했다.

고제상 산학협력단장은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연구 기획에서부터 연구자 중심의 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투명한 연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며 “글로벌 기술사업화와 기술창업, 국제 기술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사업화 ‘KU SBIR 프로그램’

고려대는 ‘KU SBIR(Korea University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이라는 특화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SBIR는 각 연방기관이 공고하는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초기 연구개발부터 제품화 단계까지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학의 창의적 자산이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최종 수요 기반의 전략자산(특허 중심) 발굴에서부터 제품화 PIVOT(제품 가치를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변경하는 것), 실용화, 투자 연계까지를 모두 집중 관리한다.

KU SBIR에는 핵심적인 두 가지 과정이 있다. 첫 번째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수요 맞춤형 전략자산 발굴과 재설계 과정이다.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사업’과 연계해 발굴한 품목을 ‘고객 수요 발굴 기법’을 활용해 기업의 최종 수요에 가장 가깝도록 PIVOT해 주는 것이다.

최종 수요에 맞게 성공적으로 PIVOT된 전략자산을 대상으로 시작품 개발을 지원한다. 교내 과제 형태로 심사를 거쳐 시작품 제작비를 지원한다. 또 사업 비즈니스 모델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제품 고도화를 위한 재설계도 진행한다.

두 번째는 개발된 기술, 소재, 제품, 서비스 등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차별화해 집중 지원하는 스텝업(Step-up) 펀딩 과정이다. 기술창업을 위한 투자제안서용 사업계획서 작성과 교내 관련 기관의 전문가를 활용한 멘토링, 기술금융과 기술지주회사의 조합 펀드를 통한 연계 및 컨설팅이 진행된다.

1차로 교내에서 운용하고 있는 재정 지원 사업과 투자조합, 투자펀드 등을 활용해 프리시드(Pre-Seed) 펀딩을 지원하고 특정 규모 이상의 펀딩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 정책금융자금 등을 활용한 시리즈 A 펀딩을 지원받도록 하고 있다.

심경수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전략제품 개발 기술사업화와 기술창업을 위한 자회사 투자 연계 부문에서도 교원과 청년 창업자를 위한 초기 필요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기업가 정신 키우는 교육

고려대는 기업가적 대학으로의 변화를 위해 교육과 시설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개설해 10년간 운영하면서 5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한 청년 창업 교과 프로그램인 ‘캠퍼스 CEO’ 과정이다.

또 최근 강조되고 있는 실증적인 창업교육에 맞춰 고객 수요 발굴 기법을 통한 실증적 실험실 창업 프로그램인 ‘KU LICS(Lean Innovation Challenge and Startup) 프로세스’와 메이커스페이스 시작품 제작 강의를 CEO 과목에 포함시켰다. 이 중 KU LICS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연구자 기술창업 프로그램인 아이코어(I-Corps)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융합형 교육과 산학 연계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에너지, 신소재 등 4대 특성화 분야와 관련한 다양한 융합 전공 개설을 준비 중이다. 또 학부의 학생 설계, 융합전공과 대학원의 계약학과를 묶은 학석사 연계 과정을 개설해 사회맞춤형 취업과 창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교류 공간인 ‘파이빌’, 다목적 콘텐츠 제작 공간인 ‘CCL(CJ Creator Library)’, 3차원(3D) 프린터와 레이저 절삭기부터 재봉틀까지 다양한 첨단 공구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시작품으로 구현해 볼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X-Garage)’ 등의 창의적 창업문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파이빌은 모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고, 자유로운 토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창업 아이템을 찾아낸 팀이나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한 ‘스타트업 연구원’도 운영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많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창고에서 창업을 한 점에 착안해 만든 공간으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으로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해 디자인 검토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구체적 결과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뒤 테스트까지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 스테이션은 고려대 경영대만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고려대 경영대 학생이 한 명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민간 지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과와 학교 간 칸막이를 없애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산학협력 모델 ‘KU 크림슨 기업’

고려대는 한발 앞선 산학협력 모델로 KU 크림슨 기업을 최근 선정해 발표했다. ‘고려대와 함께 기술로 앞서가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KU 크림슨 기업을 통해 고려대는 미래 기술 공동 개발 및 이전,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 밀착형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KU 크림슨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와 글로벌 산학협력 및 인적 교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U 크림슨 기업의 발굴과 지원은 기업협력센터가 맡아서 한다. 기업협력센터는 애로 기술을 지원하고 기술의 사업화와 기업 재직자 교육을 지원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교내 연구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한다. 또 제작 공간을 마련해 교육과정 진행과 기업들의 시제품 제작 등을 지원하는데 제품 연구개발을 위한 고가의 장비를 지역사회 기업과 공유한다.

KU-MAGIC 프로젝트와 미래기술육성센터를 통해서도 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U-MAGIC 프로젝트는 바이오메디컬 융복합 연구개발 콤플렉스를 통해 연구, 혁신, 사업화, 재투자의 선순환 고리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기술사업화와 기업 부설 연구소 설치 등도 지원한다. 미래기술육성센터는 스타 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입주 기업에는 국내 특허 출원, 국내외 마케팅 서비스 등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고려대는 그동안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기초 및 응용기술 분야의 연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처럼 영역을 넓혀 기술사업화와 기술창업 실적에서도 잇달아 놀랄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고 단장은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수준의 연구역량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도록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과 사회로 선순환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전 주기적 연구 관리와 개방형 테크사이트 신규 조성 등 기술 이전 사업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기업 친화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