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지는 ‘동남아 해적’…8년간 한국인 15명 피랍
뉴시스
입력 2018-11-13 06:13 수정 2018-11-13 06:14
2011년 1월 15일. 몰타 국적 화물선 삼호주얼리호는 아랍에미리트를 출항해 스리랑카로 항해하던 중 인도양 북부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피랍현장에 급파된 청해부대 구출작전으로 피랍된 한국인 8명 포함 선원 21명은 6일 만인 1월 21일 구출됐다. 그 과정에서 선장이 부상을 입었으며 해적 8명이 사살됐다. 배가 피랍된 오만 마시라 동부해역은 해적들에 의한 선박 피격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같은 해 2월10일 한국인 선원 10명이 승선한 파나마 국적 산적화물선 ‘C·D’호도 무장해적 4~6명씩 승선한 4척의 고속보트로부터 공격당했다. 해적들은 망원경을 통해 선박내 무장보안요원이 있음을 확인하고 공격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동남아시아는 전세계 해적사고 발생건수 대다수를 차지한다. 유조선 등 화물 강탈을 목적으로 선박을 납치하던 해적들은 최근 몇년새 선원들만 인질로 잡거나 납치해 석방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해적행위를 일삼고 있다. 그로 인해 동남아시아 지역 선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 지역 해적공격 건수는 95건으로 전년(101건) 대비 5.9% 감소했다. 전세계 해적사고(180건)의 52.8%, 선원납치 피해(75명)의 13.3%(10명, 3건), 선원 사망사고(3명)의 66.7%(2명)가 해당 해역에서 발생했다.
아시아 각국 정부의 적극적 해적대응활동과 아시아지역 해적퇴치협정(ReCAAP)을 통한 지역협력의 결과로 해적사고는 감소 추세지만, 필리핀·방글라데시 해역에서의 해적사고 건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 선원도 동남아시아 지역 해적사고 위험에 노출돼있다. 최근 2016년 5월 8일 인도네시아 자바 해상에서 한국인 2명이 승선한 쿡 아일랜드 국적 화물선 하이순12호가 항해 중 통신 두절됐다. 당시 적극적으로 해적 퇴치 활동 중이었던 인도네시아 해군에 의해 선원들은 하루 만에 구출될 수 있었다.
2010년 4월 4일 1억7000만달러 상당의 원유를 싣고 이라크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항해하던 유조선 삼호드림호는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5명이 승선해있어 정부는 협상에 애를 먹었다.
해적들은 납치한 선박을 풀어주는 대가로 2000만 달러(약 221억7000만원)를 요구하고 이를 지불하지 않을 시 선박을 폭파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217일만인 11월 6일 극적으로 석방됐는데, 외신에 따르면 석방 대가로 해적들에게 950만 달러(약 105억원)가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시아 권역에서의 해적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아시아 각국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해경은 10개 해적위험해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해 해적피해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말레이시아는 Sabah 州 동부해역에서 선원피랍 등 해적공격이 발생함에 따라 해당 해역에 대한 선박 통항보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주로 발생하던 해적공격이 최근 남중국해·필리핀·방글라데시 등으로 이동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해적사고 95건 중 22건(23.2%)이 필리핀 해역에서 발생했으며 2016년(10건) 대비 220% 급증했다.
2014년 4월 이후 말레이시아 반도 동부 남중국해에서 소형 화학제품운반선 피랍사고가 수차례 발생한 바 있어 지속적인 해적경계활동도 필요하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오늘부터 15일까지 서울 롯데호텔에서 ‘2018년 아시아해적퇴지협정 관리자회의’를 개최한다. ReCAAP는 2004년 체결돼 2006년 발효됐으며 현재 20개국이 체약국이다.이번 연례회의에서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해적활동의 억제 및 근절 방안이 논의될 에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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