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폭 반등했지만 갈길 먼 한국증시… 6일 美중간선거 분수령

김성모 기자

입력 2018-11-05 03:00 수정 2018-1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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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폭락에 나스닥 등 美증시 약세… 국내증시 추세전환 기대감도 꺾여
美-中 갈등 불씨 여전… 변동성 클듯
美상원 공화, 하원은 민주 장악땐 시장예측 맞아 ‘안도 랠리’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지난주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장 진입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국내외 증시 움직임은 일단 미국의 정책 향방을 가를 6일(현지 시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미중 정상회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등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주식시장이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


○ 코스피, 본격 상승 전환은 “글쎄”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2,000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이달 2일 단숨에 2,090대를 회복했다. 2일 상승 폭(71.54포인트, 3.53%)은 7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외국인은 4400억 원 넘게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국과의 통상 마찰이 완화될 수 있다는 미국발 훈풍에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2% 안팎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미중 화해 무드로 조성된 증시 반등세가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하루 만에 한풀 꺾였다. 2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4% 하락했다.

‘월가 대장주’인 애플이 3분기(7∼9월) 실적 부진으로 4년 만에 최대 폭(―6.6%)으로 급락한 데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씨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부인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한국과 중국의 증시 상승률이 거의 꼴찌 수준이었는데 이번 반등으로 국내 증시가 겨우 ‘키 맞추기’를 했을 뿐”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전쟁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해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대형 이벤트 줄줄이, 당분간 큰 변동성 예상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중간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물론이고 대중(對中) 강경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면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단기적으로 ‘안도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이 해소돼 증시가 당분간 상승할 수 있다”며 “민주당도 재정 확대에 대해 크게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보여 미 경기부양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해지고 있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이렇게 되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즉각적인 반응이 올 것”이라며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직후인 8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증시가 다시 크게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회의 내용에 따라 경계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기존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보다는 실질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방향을 틀 수 있는 G20 정상회의를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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