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누가 할래?…동거부터 결혼까지 부부평등 분투기

뉴스1

입력 2018-10-15 11:01 수정 2018-10-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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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동거부터 가정 내 남녀평등, 가사노동 분담 실현 체험기

새책 ‘설거지 누가 할래’ 표지

이 책은 일본 여성작가가 30대 문턱에서 만난 배우자와 동거를 시작해 결혼에 이르기까지 부부 평등 실현과 가사노동 분담을 위해 분투해온 경험을 적은 체험기다.

저자 야마우치 마리코는 ‘아즈미 하루코는 행방불명’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작가다. 20대 후반부터 결혼에 대해 초조해 하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남자친구와 함께 살게 된다.

동거를 통해 제일 먼저 깨닫게 된 것은 남자친구의 본 모습이라고 한다. 요리를 잘 한다고 자랑했던 남친은 내킬 때만 요리를 했고, 정리가 잘 된 자취방에 살았던 남친은 집안에 먼지가 가득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이였다. 연애상대와 동거·결혼상대는 완전히 딴 사람 일 수 있다는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특히 동거를 시작하자마자 집안일은 모두 작가의 몫이 됐다. 남친은 회사원, 자신은 반백수 작가라는 이유기 때문이었다. 집을 보러 다니고, 가격 협상을 벌이고, 가스와 수도를 신청하는 등의 일들이 여성인 작가의 몫이 됐다.

특히 싱크대에 접시가 산더미 쌓여 있으면 ‘남친은 구제 불능이야’ 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난 정말 형편없는 여잔가봐’라는 죄책감이 들었다고 얘기한다. 집안을 돕지 않는 남친으로 인해 서로 서운해지면서 둘 사이는 삭막해지고 째째해졌다.

생활의 문제는 애정문제로 연결된다. 남친은 데이트마저 귀찮아 하고 달달한 문자 메시지도 보내지 않는다. 지친 작가는 주말이면 호텔로 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책의 목차는 Δ여자와 남자는 이렇게 어긋나기 시작한다 Δ여자도 남자도 자기 편한 대로 생각한다 Δ여자도 남자도 더 사랑받고 싶다 Δ여자도 남자도 서로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 Δ여자와 남자는 이렇게 결혼한다 Δ그래도 아내와 남편은 함께 걷는다 Δ아내와 남편은 둘 다 거기서 거기 순으로 되어 있다.

책의 각장 말미에는 남친의 항변이 적혀 있다. 남친 이야기를 들으면 어긋났던 조각들이 맞는 느낌을 준다. 결국 저자는 남친의 가전제품 전문가 본능을 깨워 집안일 참여율을 높이고 잡안을 더 맡도록 하면서 가사 분담을 이룬다.

이 책은 어쩌면 저자 부부가 동거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결혼에도 성공했기 때문에 나온 것일 수 있다. 성공기를 벤치마킹하라는 메시지 같다.

◇설거지 누가 할래/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황혜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1만3800원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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