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창업 A에서 Z까지 지원 ‘상생 플랫폼’

최한나 기자

입력 2018-09-05 03:00 수정 2018-09-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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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 ‘카페24’의 성공비결

2018년 4월 한국의 여성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가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이목을 끌었다. 2005년 시작한 스타일난다는 창업 10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넘기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스타일난다의 성장과 성공의 원동력 중 하나는 이 회사가 사용한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 카페24다.

사실 스타일난다뿐만 아니라 육육걸즈, 임블리, 핫핑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기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은 모두 카페24가 조성한 생태계 안에서 나고 컸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카페24에 등록된 쇼핑몰 계정만 150만 개, 이들을 통한 연간 거래대금은 2017년 기준 6조7000억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카페24가 톡톡히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56호에서 카페24의 비즈니스 모델을 집중 분석한 글을 요약 소개한다.

카페24는 본래 웹사이트 호스팅 사업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쇼핑몰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카페24에 가입하거나 쇼핑몰 구축 솔루션을 사용할 때 소비자가 내는 비용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가입비를 받는 것은 물론 사용 가능한 일일 트래픽에 제한을 두는 다른 쇼핑몰 플랫폼 업체들과의 차별점으로 작용해, 많은 쇼핑몰 창업자가 카페24로 몰리도록 하는 장치가 됐다.

이후 카페24는 쇼핑몰 홈페이지의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인센터, 광고와 마케팅을 도와주는 마케팅센터 등을 열었다. 2008년 이미 필리핀과 중국 법인 설립에 나섰을 정도로 해외 시장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투자했다. 이어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제품 사진 촬영 방법이나 재고 관리, 세무나 법무 등을 가르치는 교육센터와 예비 쇼핑몰 사업자들의 창업을 돕는 창업센터를 열며 쇼핑몰 개설 및 운영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여기서 카페24가 활용한 전략은 ‘제휴와 연결’이다. 누군가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운영하려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PG(Payment Gateway)사는 물론 상품을 대량 발송할 수 있는 택배사와의 제휴가 필요하다. 고객들의 문의나 불만사항에 응대할 수 있는 CS(Customer Service)도 필수다. 좋은 상품이 우리 쇼핑몰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홍보와 마케팅도 병행돼야 한다. 카페24는 국내 모든 PG사 및 택배사들과 제휴를 맺고 카페24를 통해 쇼핑몰 운영자들이 쉽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 규모가 영세해 자체적인 CS 부서를 운영할 수 없는 쇼핑몰을 위해 CS 대행 서비스도 마련했다. 또 포털이나 오픈마켓에 홍보하고 싶은 쇼핑몰을 위한 홍보 컨설팅도 시작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서비스도 무료라는 점이다. 그럼 어떻게 수익을 낼까. 쇼핑몰 운영자들은 PG사나 택배사 등 각종 서비스 제공업체에 돈을 낸다. 쇼핑몰 운영자라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카페24는 그 서비스 제공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예를 들어 카페24에 등록된 온라인 쇼핑몰이 네이버에 광고를 내면 카페24사는 광고 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네이버로부터 받는다. 또 쇼핑몰 측이 KG이니시스를 선택해 대금 결제가 이뤄지도록 했다면 카페24는 KG이니시스로부터 수수료의 일정 비율 금액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쇼핑몰이 CJ대한통운에 물품 배송을 맡겼다면 카페24는 그에 따른 수수료를 CJ대한통운으로부터 받는다.

이 모든 수수료의 공통점은 쇼핑몰이 돈을 벌수록 카페24도 돈을 버는 구조라는 점이다. 쇼핑몰들이 물건을 많이 팔아 거래대금이 늘거나 택배가 많아지거나 광고가 늘면 카페24 수익이 불어난다. 쇼핑몰이 성장하면 카페24도 성장하는 상생 관계다. 박병호 KAIST 경영대 교수는 “플랫폼 이용자들이 사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이들이 커 나갈수록 플랫폼의 수익도 커지는 상생 관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사례”라고 분석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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