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비행선서 날려보낸 드론 “조난자 찾았다!”

신무경 기자

입력 2018-06-26 03:00 수정 2018-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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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재난안전 솔루션 ‘스카이십 플랫폼’

25일 강원 원주 행구덕현길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스카이십 드론. 스카이십 로봇이 조난자를 둘러싸고 있다. KT는 이날 재난 안전 분야에 특화된 ‘스카이십 플랫폼’을 공개했다. KT 제공
25일 가로 10m, 세로 3m 크기의 비행선이 강원 원주 상공에 떴다. 신고받은 조난자를 수색하기 위해서다. 비행선은 지상을 훑다가 조난자의 통신신호를 찾아냈다. 관제센터 모니터에는 ‘김승겸’ ‘1983년 10월 3일’ ‘RH+O형’ 등 조난자 개인정보가 실시간으로 떴다.

비행선은 김 씨의 상세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소형 무인비행기(드론)를 날려 보냈다. 드론은 가로세로 30cm 크기로 일명 ‘새끼 드론’.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함대 ‘캐리어’의 드론과 흡사했다. 지상에서는 약 1m 높이의 소형 로봇이 김 씨에게 다가가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구급대가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착용하자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이 병원으로 실시간 전송됐다. 아주대의료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구급대가 보낸 영상을 보면서 대처 방법을 지시했다.

KT는 이날 원주 행구덕현길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공에서 조난자를 탐색하고 지상에서 구호물자를 전달하며 응급 처치까지 할 수 있는 재난 안전 솔루션 ‘스카이십 플랫폼’을 선보였다.

스카이십은 미항공자문위원회(NACA)의 조언을 받아 설계된 무인 비행선이다. 헬륨 가스를 채워 넣어 최장 6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80km다. 언뜻 보면 풍선처럼 힘없어 보이지만 가로수를 쓰러뜨릴 정도의 강풍(초속 13m)도 견뎌낸다.


스카이십에는 휴대전화 신호 기반의 조난자 탐색 솔루션(스카이스캔)이 탑재됐다. 상공에서 반경 50m 안에 위치한 조난자의 휴대전화 신호를 탐지한 뒤 통신사의 고객 데이터를 대조해 실시간으로 이름, 나이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주민·의료기록 데이터 등을 연동하면 혈액형이나 병력 등까지 의료기관에 전달해 응급처치를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이 꺼졌을 경우에 대비해 광학, 열 영상 데이터도 함께 확보하도록 해 조난자 발견 확률을 높였다.

스카이스캔으로 조난자 유무를 파악해 수색 범위를 좁힌 뒤에는 임무 수행 드론(스카이십 드론)을 출동시켜 상세 위치를 파악한다. 지상에서는 스카이십 로봇이 나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비상구호물품을 조난자에게 전달한다. 또 탑재된 카메라와 통신기능을 통해 구조센터에 현장 중계 및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치들은 이동형 통제센터 ‘스카이십 C3스테이션’에서 통합적으로 관제한다. 9개 모니터가 설치된 관제실에서 통신, 기체 상태 확인, 촬영 영상 모니터링 등을 수행한다.

KT는 AR 기술과 영상통화 기술을 적용한 웨어러블 기기 AR 글라스도 선보였다. AR 글라스 착용자의 시각에서 현장 상황을 원격으로 영상, 이미지, 음성, 텍스트 등 정보를 담아 전달할 수 있다.

KT는 재난 안전 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전국 68만 km의 광케이블 중 약 80% 구간을 지중화했다고 밝혔다. 시설물 폭발, 화재 등 재난 상황에도 통신시설 피해로 인한 장애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도서 지역에는 마이크로웨이브 통신망과 위성 통신망을 갖춰 유사시 백업망을 이용해 통신할 수 있다. KT가 보유한 통신설비를 안전하게 운영·관리하기 위한 건설물(통신전용국사)은 규모 6.5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오성목 네트워크부문 부문장(사장)은 “스카이십 플랫폼과 119구조대, 원격 의료센터를 5세대(5G)로 연결하면 긴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2020년까지 더 빠르고 안전한 5G 네트워크 기반의 재난 안전 플랫폼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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