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도 골든타임내 응급구조”

이원주 기자

입력 2018-05-07 03:00 수정 2018-05-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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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후스트레스 환자 위해 비영리기업 세운 최용석씨

최용석 씨는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이 언제든 필요한 도움을 받는 사회적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약 600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지만 이들이 긴급 상황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제한적입니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정신건강 응급구조사’를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기업 ‘멘탈헬스코리아’를 설립한 최용석 씨(44)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대기업 사원이었던 최 씨가 현재 KAIST 경영대학원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에 재학 중인 것도 PTSD 환자를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도 내면의 상처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미국 유학 중이던 2001년 뉴욕에서 9·11테러를 직접 목격했다. 직장에 들어간 뒤에는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본인도 PTSD에 시달렸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 때 미국에서 상담 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 몇만 원만 내면 필요할 때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러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이 골든타임에 심폐소생술을 받으면 살 수 있는 것처럼 급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찾도록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상담서비스를 통해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할 예정이다. 데이트 폭력 등으로 상처를 입은 여성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 상담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상담받는 이들끼리 병원 추천 등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그는 “조만간 부모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가족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을 돕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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