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서양미술사 기초 지도 완성… 새로운 미학론 계속 써야죠"

박선희 기자

입력 2018-04-25 03:00 수정 2018-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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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교수 10년 만에 4권 완간
“미학, 디자인-향기로까지 확장… 현대문명의 깊은 곳 파고들어”


오랜만에 본업인 미학자로 독자들과 만나게 된 진중권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미학을 체계화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미학자이자 시사평론가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55)가 10년 만에 ‘진중권의 서양미술사’(휴머니스트) 시리즈를 완간했다. 고전, 모더니즘, 후기 모더니즘으로 나눴던 시리즈에 19세기 인상주의 편을 추가하며 총 네 권으로 완성한 것.

전작 이후 5년 만에 미술 관련 책을 펴낸 진 교수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서양미술사 전체를 조망한 책들은 너무 많은 화가와 작품, 유파가 나와 헤어나기 어렵다”며 “미술사의 가장 기본적인 골격을 세워주고자 했던 시리즈를 완간하게 돼 개운하다”고 말했다. 원래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미학을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는 걸 보고 쓰기 시작한 책이 누적 판매 9만 권을 넘긴 스테디셀러가 됐다.

서양미술사 전체를 일별한 시리즈를 쓴 그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고야와 세잔을 꼽았다. “화가들 중 전체가 투명하게 보이는 이들이 있고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이 있는 이들이 있는데 이 두 화가는 후자 쪽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사평론가로서의 활동이 두드러지지만 그는 ‘미학 오디세이’로 미학이란 생소한 개념을 국내 독자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한 저자다. 그는 “본업이 글 쓰는 작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가 사람을 똑똑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멍청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강연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지루해지고요. 언제나 좋은 건 글쓰기뿐인 것 같아요.”

미학을 학술적 감성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그는 “미학이 일반인에게는 자칫 멀게 느껴지기 쉽지만 오히려 현대 기술문명을 가장 깊이 파고들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디자인이 기술력의 몇 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미학적 자본의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제 미학은 미와 예술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향기, 촉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시대, 오감과 감성의 영역으로 도약하고 확장되고 있는 미학에 대해 꾸준히 집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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