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불가 양자암호통신… SKT, 한발 앞서 간다

서동일기자 , 신동진기자

입력 2018-02-27 03:00:00 수정 2018-02-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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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기업 IDQ 700억 원에 인수

SK텔레콤이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 분야 세계 1위 업체를 품에 안았다. SK텔레콤은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스위스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1∼6월) 안에 IDQ 주식 50% 이상을 취득해 1대 주주가 된다. 인수가액은 700억 원 정도다. SK텔레콤은 이미 IDQ에 25억 원을 투자해 양자난수생성 칩을 공동 개발하는 등 2016년부터 IDQ와 협력해 왔다. IDQ가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현 그레고아 리보디 IDQ 최고경영자(CEO)가 그대로 운영을 맡는다.

양자암호통신은 정보를 빛의 단위 물질인 ‘광자’에 실어 통신하는 차세대 암호 기술로 해킹이 불가능해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 핵심 보안기술로 평가된다.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기존 암호키는 컴퓨팅 파워가 좋은 해킹에 뚫릴 수도 있지만, 양자암호키는 자연계 고유의 물리적 성질을 이용해 해독이나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재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힌다.

2001년 설립된 IDQ는 양자난수생성기(2002년)와 양자키분배 서비스(2006년)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전 세계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유럽과 북미 지역 통신사, 전송장비업체, 항공우주국 등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스위스를 교두보 삼아 양자암호통신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MWC 행사장 전시 부스에서 SK텔레콤은 지난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5mm)의 ‘양자난수생성기’ 칩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뽐냈다. 이는 양자암호를 생성하는 초소형 비메모리 반도체다. 시장조사업체인 마켓리서치미디어는 2025년 양자암호통신 시장 규모를 26조9000억 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전 세계 430억 개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IDQ가 ‘양자센서’ 기술력도 높은 점을 감안해 양자센서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양자센서는 ‘빛 알갱이 하나’의 미세한 양자를 검출·감지하는 기술이다. 바이오나 측량 분야에서 특정 입자를 기존 기술보다 수십 배로 정밀하게 검출·감지할 수 있다. 중국은 양자센서로 기존 레이더에서 식별되지 않는 스텔스기를 감지하기도 했다.

한편 ‘더 나은 미래 창조(Creating a Better Future)’라는 주제로 막을 연 이날 MWC는 예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차세대 구성요소들(Mobile: The Next Element)’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등 그동안 MWC가 글로벌 모바일·이동통신·인공지능(AI) 관련 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선보였다면 올해에는 ‘혁신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 그리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역할과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 기간 정보기술(IT) 업체와 벤처투자자, 콘텐츠·미디어 사업자, 정책·규제당국자, 국제기구 등 각계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콘퍼런스를 연다. 이날 엔리카 포르카리 유엔 세계식량계획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여성과 난민의 정보 접근 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27일에는 재난 지역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모바일 기술 등에 대한 토론이 벌어진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사로 나서는 ‘5G로의 전환 지원’ 세션에서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5G 통신 연착륙 전략과 빈곤 낙후지역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이 논의된다. 수닐 바르티 미탈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의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도 여기에 참석한다.

5G 투자를 둘러싼 통신사들의 고민도 공론화된다. 망중립성 등 각국 간 상충되는 정책 속에서 규제 당국자와 업체 임원이 당면한 과제들을 토론한다.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기를 이끈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과 EU법상 차별과 지연이 없는 ‘열린 인터넷’을 지지하는 안드루스 안시프 전 에스토니아 총리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바르셀로나=신동진 shine@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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