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현장점검 전날 미리 손써… 공단 직원“얘기 좋게 해달라”
김동혁기자 , 송영찬기자
입력 2018-01-19 03:00 수정 2018-01-19 03:00
최저임금 인상관련 분식집 방문 뒷말
“어제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높은 분이 올 거라고 하더군요. 먹고살기 바쁘니 오시지 말라고 그랬어요. 근데 (오늘) 막무가내로 오시더라고요.”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분식집에서 만난 종업원 이모 씨(62·여)가 말했다. 이날 분식집을 찾은 건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고 정부의 지원정책을 알리기 위해 이날 신림 사거리 일대 상인들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씨는 장 실장의 방문이 “반갑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해결사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보여줬다. 하루 전인 17일 근처의 정육점 주인 A 씨(44)와 한 남성이 찾아와 건넨 것이다. 이 남성은 “내일 청와대에서 오실 분들이 책자 내용을 물어볼 거예요. 잘 읽어 보시고 좋게 답해 주세요”라고 이 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이 남성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속 직원”이라고 이 씨에게 소개했다. 이 씨는 “바쁘니 책자만 두고 가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10시경 진짜로 청와대에서 이 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장 실장이었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장 실장에게 이 씨는 “말씀하세요. 간단하게”라고 답했다. 이 씨는 “12시간 일하니까 시간이 없잖아요. 요즘에 장사 안 돼서 짜증나 죽겠는데…”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 실장이 “왜 짜증 나셨어요”라고 묻자 이 씨는 “당연히 (장사가) 안 되니까 짜증나는 거죠. 종업원도 장사가 잘돼야 마음이 편하죠”라고 답했다.
장 실장과 이 씨의 ‘공방’은 계속됐다. 장 실장은 “왜 (장사가) 안 되는 거 같아요”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먼저 최저임금 얘기를 꺼냈다. “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는 하겠죠. 하지만 임금만 올라가면 뭐해요. 종업원이라도 장사가 잘돼야 받아도 마음이 편하고 떳떳한 거지.” 장 실장은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자 이 씨는 “지금 장사가 안 돼서 허구한 날 문 닫는 사람도 많은데…”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시행 중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자세히 설명했다. 월급이 190만 원이 안 되는 근로자를 고용한 업주에게 1인당 최대 월 13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또 건물주가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했고 카드 수수료도 낮춰 준다고 안내한 뒤 자리를 옮겼다.
이날 장 실장은 김형영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등 10여 명과 함께 신림동을 찾았다. 분식집에 이어 정육점에 들렀다. 전날 이 씨의 분식집을 찾았던 A 씨의 정육점이다. A 씨는 취재진 앞에서 장 실장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에 대해 종업원 2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장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이 마지막에 찾은 마트 주인 오모 씨(45)는 “정부가 신경써 줘서 고맙다. 동네 마트는 편의점보다 더 열악하니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은 “이미 직원을 해고했다. 필요할 때만 사람 불러 쓰는 처지라 (일자리 안정자금이) 소용이 없다” “임대료 인상을 억지로 막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실장은 미리 정해진 코스대로 분식집과 정육점, 마트만 들른 뒤 커피숍에서 30분가량 공단 관계자 및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을 떠났다.
김동혁 hack@donga.com·송영찬 기자
“어제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높은 분이 올 거라고 하더군요. 먹고살기 바쁘니 오시지 말라고 그랬어요. 근데 (오늘) 막무가내로 오시더라고요.”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분식집에서 만난 종업원 이모 씨(62·여)가 말했다. 이날 분식집을 찾은 건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고 정부의 지원정책을 알리기 위해 이날 신림 사거리 일대 상인들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씨는 장 실장의 방문이 “반갑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해결사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보여줬다. 하루 전인 17일 근처의 정육점 주인 A 씨(44)와 한 남성이 찾아와 건넨 것이다. 이 남성은 “내일 청와대에서 오실 분들이 책자 내용을 물어볼 거예요. 잘 읽어 보시고 좋게 답해 주세요”라고 이 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이 남성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속 직원”이라고 이 씨에게 소개했다. 이 씨는 “바쁘니 책자만 두고 가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10시경 진짜로 청와대에서 이 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장 실장이었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장 실장에게 이 씨는 “말씀하세요. 간단하게”라고 답했다. 이 씨는 “12시간 일하니까 시간이 없잖아요. 요즘에 장사 안 돼서 짜증나 죽겠는데…”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 실장이 “왜 짜증 나셨어요”라고 묻자 이 씨는 “당연히 (장사가) 안 되니까 짜증나는 거죠. 종업원도 장사가 잘돼야 마음이 편하죠”라고 답했다.
장 실장과 이 씨의 ‘공방’은 계속됐다. 장 실장은 “왜 (장사가) 안 되는 거 같아요”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먼저 최저임금 얘기를 꺼냈다. “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는 하겠죠. 하지만 임금만 올라가면 뭐해요. 종업원이라도 장사가 잘돼야 받아도 마음이 편하고 떳떳한 거지.” 장 실장은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자 이 씨는 “지금 장사가 안 돼서 허구한 날 문 닫는 사람도 많은데…”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시행 중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자세히 설명했다. 월급이 190만 원이 안 되는 근로자를 고용한 업주에게 1인당 최대 월 13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또 건물주가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했고 카드 수수료도 낮춰 준다고 안내한 뒤 자리를 옮겼다.
이날 장 실장은 김형영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등 10여 명과 함께 신림동을 찾았다. 분식집에 이어 정육점에 들렀다. 전날 이 씨의 분식집을 찾았던 A 씨의 정육점이다. A 씨는 취재진 앞에서 장 실장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에 대해 종업원 2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장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이 마지막에 찾은 마트 주인 오모 씨(45)는 “정부가 신경써 줘서 고맙다. 동네 마트는 편의점보다 더 열악하니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은 “이미 직원을 해고했다. 필요할 때만 사람 불러 쓰는 처지라 (일자리 안정자금이) 소용이 없다” “임대료 인상을 억지로 막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실장은 미리 정해진 코스대로 분식집과 정육점, 마트만 들른 뒤 커피숍에서 30분가량 공단 관계자 및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을 떠났다.
김동혁 hack@donga.com·송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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