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청년 일자리 창출 마지막 골든타임…양보-협력 절실”

이건혁기자 , 천호성기자

입력 2017-06-30 03:00 수정 2017-06-30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동아 고용어젠다 포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동아 고용어젠다 포럼’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민간기업, 공공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정부 정책 의지를 확인하고 고용 확대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금 한국은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국민 의식 등 전 부분에서 대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개혁의 출발점은 바로 일자리 창출입니다.”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동아 고용어젠다 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호소했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고용·실업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통령과 모든 정부 부처가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계와 정규직이 양보한 곳에서는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재계-노동계-일반 국민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양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면서 일자리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과 민간도 정부를 신뢰해 달라고 부탁했다.


○ “한국은 병자(病者), 일자리가 치료제”

“한국 경제, 겉만 번지르르하죠. 명품 양복은 입었지만 재킷만 벗으면 곳곳에 주삿바늘과 약 주머니를 매달고 있는 병자(病者) 같다고나 할까요.”

이 부위원장의 말에 청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장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좀처럼 온기를 되찾지 못하는 경제 상황 탓에 수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터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처방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자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고용 확대→민간 소득 증대→소비 증가→기업 투자→추가 고용’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동아일보가 4월 10일부터 23회에 걸쳐 보도한 ‘청년이라 죄송합니다(청송)’ 시리즈를 꼼꼼히 읽었다며 “청년들의 마음을 꿰뚫은 시대정신이 드러났다. 기사를 읽으면서 청년들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과 둘러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청송 시리즈를 통해 일자리야말로 불균형을 해소하고 행복을 되찾아주는 치료제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 노력이 있었지만, 경제-사회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이 부위원장은 지적했다. 그는 ‘백성들은 가난한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고르지 않음을 걱정한다(不患貧, 患不均)’는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모든 국민에게 경제 성장 효과가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공부문이 앞장설 것…“진정성 느껴졌다”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속도감을 내겠지만 조잡하게 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은 어디까지나 민간 주도로 해야 하는 만큼 일자리 창출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자율 규제 원칙,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반영해 민간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전히 혁파하겠다”고 덧붙였다. 포럼에는 공공기관 정책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참석해 일자리 창출에서 공공이 맡아야 할 역할을 당부했다. 조규홍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공공부문이 소득주도형 성장을 견인하고 4차 산업혁명과 양극화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 민간부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에 진행될 공공기관 워크숍 등을 통해 민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포럼에 대해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에 의미와 방향을 알게 된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기업의 우려를 덜어주려는 의지를 보여준 만큼 기업들도 보다 정부를 믿고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창호 IBK기업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장은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방향과 의지를 명쾌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영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은 “고용 문제는 한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해외 요인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기업들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임 없이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보호 장치를 정부가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가나다순) 금융업계와 공기업, 민간기업 등에서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건혁 gun@donga.com·천호성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