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승부하라”…가치와 경험의 시대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3-03 14:31 수정 2017-03-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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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연령층을 Z세대라고 한다. Z세대는 디지털 안에서 태어난 세대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PC와 모바일을 통해 소비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멀티태스킹은 물론이고, 인스턴트식 ‘스낵 컬처’를 탄생시켰다.

소비 활동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 PC와 모바일의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요 소비군으로 떠오른 Z 세대는 ‘재미’ 요소를 찾아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이에 반응한다. 이제 마케터들은 제품의 다양한 기능적 요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동아일보DB
이러한 ‘가치와 경험’의 시대에서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진 국내외 대표적인 사례들이 있다. 그동안 게임기(콘솔) 등 하드웨어 사업에만 집중했던 닌텐도의 경우 증강현실을 반영한 포켓몬고 게임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작년 7월 북미·유럽·일본 등에 출시한 포켓몬고는 모바일 게임 사상 최대의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켓몬고 성공에 이어 닌텐도는 올해 '파이어 엠블렘'과 '동물의 숲' 등 자사의 다른 유명 게임도 모바일로 출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비디오 퍼스트'를 강조하며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미 140여 개 언론사와 크리에이터, 엔터테이너와 계약을 맺었고 유튜브처럼 동영상 중간 광고를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스크립트쇼, 미니시리즈 등 셋톱박스용 콘텐츠를 다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도 '라이브 방송'과 '인스턴트 메시지'라는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라이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런 시도는 현재까지 성공적인 가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인스타그램의 월 활동 사용자 수(MAU)가 6억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6월 5억 명을 돌파한 후 반년 만에 1억 명이 늘어난 것으로 역대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했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동영상’ 콘텐츠의 위력에 대해 깨닫고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 이런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백화점들은 이제껏 고집했던 명품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대대적으로 식품관을 리뉴얼해 먹거리 콘텐츠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갤러리아의 ‘고메이494’는 백화점에 맛집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고메이494’는 국내 최초로 식재료와 식음 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그로서란트’ 콘셉트를 선보여 품질에 깐깐하면서도 최신 유행에 민감한 주부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또한 이태원, 가로수길 등 곳곳의 지역 맛집 30여 개를 모은 ‘F&B 조닝’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몰려 점심시간이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여야 하는 곳으로 등극했다.
G마켓, 쇼핑을 다담다
G마켓은 ‘O2O 서비스’, ‘백화점을 다 담다’, ‘웹툰딜’ 등 기존의 이커머스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6년 초,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비스를 대거 도입해 배달은 물론 청소, 가사도우미, 주방 및 욕실 인테리어 등 각종 생활형 O2O서비스를 마련하며 기존 온라인쇼핑몰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청소 O2O 서비스인 ‘대리주부’의 경우 G마켓 입점 직후 일 평균 방문자 수가 2만7000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고객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고객에게 재미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유머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G마켓이 2016년 하반기에 기획성 콘텐츠로 선보였던 ‘웹툰딜’은 제품 사진 대신 한 장의 웹툰을 활용해 제품의 특징 및 사용방법 등을 재미있게 담아냈다. 웹툰딜의 경우 일반 슈퍼딜 상품의 대비 평균 152% 높은 클릭수를 일으킬 정도로 즉각적인 매출 효과를 일으킨 바 있다. G마켓은 오는 3월, 유명 예능 프로그램과 협업을 통해 방송 관련 브랜드숍을 오픈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커머스 비즈니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 남성헌 마케팅 실장은 “비즈니스 영역을 막론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어떠한 스토리에 담아 선뵈느냐가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며 “이런 상황을 반영해 G마켓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방송, 영화, 만화, 게임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 변화와 혁신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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