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몸짓·애절한 눈빛… 남자 이야기, 女心 홀린다
손효림기자
입력 2017-02-14 03:00 수정 2017-02-14 03:00
남성미 앞세운 공연 흥행몰이
16일 막이 오르는 ‘남자충동’(서울 대학로 TOM 1관)의 주인공 이장정은 외친다. 전남 목포시를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를 이끄는 장정을 통해 힘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뒤틀린 욕망을 풍자했다. 조광화 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1997년 초연돼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을 받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장정 역에는 류승범, 박해수가 더블 캐스팅됐다.
보고 또 보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을 만들어낸 남성 2인극 뮤지컬인 ‘쓰릴 미’(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김무열, 최재웅, 강필석, 이율 등 초연 멤버가 합류해 14일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희열을 위해 잔인한 범죄를 벌인 미국 명문대 출신 두 친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박용호 총괄프로듀서는 “10년간의 경험과 색채가 응축돼 밀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연계 비수기로 꼽히는 2, 3월에 다양한 빛깔의 남성미를 앞세운 작품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년 초연돼 주목받은 후 2015년 매진 기록을 세우며 ‘흥행 깡패’로 불리는 연극 ‘유도소년’(대학로 수현재씨어터)도 다음 달 4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이 1997년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상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진한 땀 냄새를 물씬 풍긴다.
다음 달 5일 막이 오르는 연극 ‘나쁜 자석’(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은 네 남성의 성장과 우정, 고통과 그 사이에서 싹튼 사랑을 다뤘다. 1950년대와 2010년대를 넘나들며 남성 간 동성애를 조명한 연극 ‘프라이드’(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도 다음 달 21일 무대에 오른다. ‘프라이드’는 2014년 초연과 2015년 재연 때 관객의 99%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다시 공연해 달라는 관객들의 요청도 쇄도했다. 남성 2명이 출연하는 창작뮤지컬 ‘라흐마니노프’(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역시 지난해 초연 때 호응을 얻어 추가 공연을 한 데 이어 이달 4일 재공연에 들어갔다.
공연계에서는 기획사들이 주요 관객층인 여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검증된 작품을 앞세워 침체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하반기에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확실한 작품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경향이 심화되면 창작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지만, 상황이 개선되면 창작에 활발히 도전해 새로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남성 배우의 다채로운 매력이 두드러지는 작품인 ‘남자충동’ ‘유도소년’ ‘프라이드’ ‘쓰릴 미’(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창작하는공간, 연극열전, 프로스랩 제공·동아일보DB
“존경받는 가장, 고거이 내 꿈이여!” 16일 막이 오르는 ‘남자충동’(서울 대학로 TOM 1관)의 주인공 이장정은 외친다. 전남 목포시를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를 이끄는 장정을 통해 힘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뒤틀린 욕망을 풍자했다. 조광화 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1997년 초연돼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을 받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장정 역에는 류승범, 박해수가 더블 캐스팅됐다.
보고 또 보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을 만들어낸 남성 2인극 뮤지컬인 ‘쓰릴 미’(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김무열, 최재웅, 강필석, 이율 등 초연 멤버가 합류해 14일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희열을 위해 잔인한 범죄를 벌인 미국 명문대 출신 두 친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박용호 총괄프로듀서는 “10년간의 경험과 색채가 응축돼 밀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연계 비수기로 꼽히는 2, 3월에 다양한 빛깔의 남성미를 앞세운 작품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년 초연돼 주목받은 후 2015년 매진 기록을 세우며 ‘흥행 깡패’로 불리는 연극 ‘유도소년’(대학로 수현재씨어터)도 다음 달 4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이 1997년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상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진한 땀 냄새를 물씬 풍긴다.
다음 달 5일 막이 오르는 연극 ‘나쁜 자석’(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은 네 남성의 성장과 우정, 고통과 그 사이에서 싹튼 사랑을 다뤘다. 1950년대와 2010년대를 넘나들며 남성 간 동성애를 조명한 연극 ‘프라이드’(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도 다음 달 21일 무대에 오른다. ‘프라이드’는 2014년 초연과 2015년 재연 때 관객의 99%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다시 공연해 달라는 관객들의 요청도 쇄도했다. 남성 2명이 출연하는 창작뮤지컬 ‘라흐마니노프’(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역시 지난해 초연 때 호응을 얻어 추가 공연을 한 데 이어 이달 4일 재공연에 들어갔다.
공연계에서는 기획사들이 주요 관객층인 여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검증된 작품을 앞세워 침체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하반기에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확실한 작품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경향이 심화되면 창작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지만, 상황이 개선되면 창작에 활발히 도전해 새로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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