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황금알 노선 대폭 늘려

이은택 기자

입력 2016-11-24 03:00 수정 2016-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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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노선은 정리… 수익성 강화

 대한항공이 ‘노선 구조 조정’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한 뒤 자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3분기(7∼9월)의 기세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다.

 23일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신규 시장 노선을 새로 개설하고 부진한 노선은 운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광, 출장, 사업 등 수요가 많은 스페인과 미국은 노선이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내년 4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주 3회 정기편을 새로 취항시킨다. 1992년 올림픽 개최지인 바르셀로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궬 공원,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대표적인 관광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관광뿐만 아니라 자동차, 의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도 발달한 도시여서 여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동북아시아 항공사 최초로 바르셀로나 직항을 운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5회 운항하고 있는 인천∼미국 시애틀 노선은 내년 5월부터 주 7회로 늘어난다.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도 내년 6∼8월 여름 성수기에 하루 2회에서 3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낮 시간대에만 운항 중인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내년 4월 야간 노선이 새로 생긴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환승지로 삼아 미국∼중국, 미국∼동남아를 오가는 여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적은 노선은 한동안 운항을 중단한다. 현재 주 3회 운항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지다 노선은 내년 2월부터 운항 중단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유가 하락 때문에 국가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며 플랜트, 정유 사업도 축소된 상황이다. 한국 기업의 주재 인력도 조금씩 빠져나오는 등 여객 수요가 줄어들어 적자가 누적됐다.

 앙코르와트 유적으로 유명한 캄보디아 시엠레아프도 내년 2월 초부터 당분간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다. 앙코르와트를 빼곤 딱히 관광으로 즐길 거리가 없어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노선이다.

 대한항공이 노선을 따냈으나 아직 취항하지 않고 있는 이란 테헤란에 대해서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유엔의 이란 경제 제재 조치가 100% 풀린 것이 아니어서 외환 거래가 제한되는 등 현지 영업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금융과 시장 여건이 갖춰지면 취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점진적으로 줄여 가면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해 한동안 대한항공의 노선 구조조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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