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실역사왕조? 국정역사교과서와 최순실은 별개의 문제”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11-02 09:37 수정 2016-11-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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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중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역사교과서의 대표집필자인 신형식 이화여대 교수는 2일 “‘최순실 사태’와 국정역사교과서는 별개의 문제”라며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역사교과서는 거의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 다시 검토 중인 상황이라 거의 큰 틀은 이뤄졌다”라며 “검토 후 다시 교육부로 넘어가 예정대로 (교과서가)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과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정교과서가 나오는 것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교과서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한 것을 떠나 (교과서는) 지난 번까지 검인정으로 했다. 검인정이 2016년에 끝나니 3월부터 새 교과서를 쓰기로 했지 않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교과서를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1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한국사학회 등 역사학계 47개 학회 및 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대해 철저히 밝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그 사람들은 일부일 뿐이다. 반대를 안 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보고 그 다음에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 때 이야기를 해야지, 무조건 (나오지 않은 책을)나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장 내년 3월부터 새 교과서를 학생들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을 보고 틀린 부분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그 때 제기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국정교과서가 논란의 여지는 없겠냐는 물음에 그는 “아무래도 제일 큰 것은 현대사다. 현대사에 대한민국 건국 등이 큰 부분인데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기존 교과서보다 현대사 분량이 줄어들었다는 예상도 있던데 그렇게 많이 줄이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전체를 봐서는 현대사만이 역사는 아니다. 전체적인 시대를 생각해야지, 우리가 전체를 봐서는 현대사만이 역사는 아니다. 한 시대만 치중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다”라며 “현대사가 조금 줄긴 했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줄진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국정교과서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1948년 8월15일 건국절 인정 논란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 교수는 “건국절을 인정하는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 국가가 성립되려면 국민과 영토가 있어야 하는 게 전제인데 임시정부는 국민, 영토, 주권이 갖춰지지 않았다”라며 “본인이 현대사 전공이 아니라 모르지만 우리가 일반인한테 물어보면 대한민국이 언제 완성, 성립이 됐는지에 대해 인정할 것이다.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성립된 것은 1948년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건국절이 들어가면 거센 찬반 논란이 예상된다는”는 질문에 신 교수는 “임시정부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게 바탕이 돼서 대한민국이 성립된다는 그런 이야기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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