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일 여사 “투병 장관님 기쁘게 해드리려 못치른 금혼식 대신 전시회 선물”
송충현기자
입력 2016-09-29 03:00 수정 2016-11-23 17:00
최형우 前장관 부인 원영일 여사 그림전
최형우 전 장관의 부인 원영일 여사(77)는 여전히 남편을 ‘장관님’으로 불렀다. 최 전 장관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동국대 동문인 고 김동영 전 정무장관과 함께 상도동계를 이끈 정치 원로. 신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6선 의원(8, 9, 10, 13, 14, 15대)으로 정무제1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원 여사는 최 전 장관과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개인전 ‘세월의 흔적’을 열었다. 부부의 결혼기념일은 2월 16일. 하지만 최 전 장관이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해 금혼식을 치르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는 원 여사가 금혼식 대신에 치르는 행사로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된다. 최 전 장관은 1997년 3월 11일 뇌중풍으로 쓰러져 정계를 떠났으며 현재까지 투병 중이다.
원 여사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하지만 결혼한 뒤 정치인의 아내로 살며 붓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최 전 장관의 투병생활이 10년쯤 됐을 때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5년 (투병) 하면 벌떡 일어날 줄 알았는데 10년이 되니 장기전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장관님께 양해를 구하고 1주일에 한두 번만 화실에 나가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죠. 대학에서 공부한 게 있는데 나이 80이 되기 전에 미술 공부를 마무리해야 되겠다 싶었습니다.”
전시회에는 ‘보랏빛 합창’ 등 2009년부터 원 여사가 그린 회화 30여 점과 최 전 장관이 1996년 쓴 붓글씨 5점을 함께 선보였다. 최 전 장관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서예를 배운 뒤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만큼 붓글씨 수준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 여사는 “장관님이 ‘미술과 서예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였지만 지금은 못 하니 당신이라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했다”며 “혼자 지루하게 집에서 나를 기다리면서도 꼬박꼬박 화실에 보내줬던 장관님이 고맙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오른쪽)이 28일 뇌중풍 후유증으로 인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인 원영일 여사의 개인전 ‘세월의 흔적’ 오픈식에 참석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결혼 50주년을 지켜 주시려고 아직까지 투병을 잘해 주신 거라 생각해요. 금혼식을 맞아 장관님(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81)을 어떻게 기쁘게 해드릴까 고민하다가 전시회를 열기로 했어요.”최형우 전 장관의 부인 원영일 여사(77)는 여전히 남편을 ‘장관님’으로 불렀다. 최 전 장관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동국대 동문인 고 김동영 전 정무장관과 함께 상도동계를 이끈 정치 원로. 신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6선 의원(8, 9, 10, 13, 14, 15대)으로 정무제1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원 여사는 최 전 장관과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개인전 ‘세월의 흔적’을 열었다. 부부의 결혼기념일은 2월 16일. 하지만 최 전 장관이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해 금혼식을 치르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는 원 여사가 금혼식 대신에 치르는 행사로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된다. 최 전 장관은 1997년 3월 11일 뇌중풍으로 쓰러져 정계를 떠났으며 현재까지 투병 중이다.
원 여사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하지만 결혼한 뒤 정치인의 아내로 살며 붓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최 전 장관의 투병생활이 10년쯤 됐을 때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5년 (투병) 하면 벌떡 일어날 줄 알았는데 10년이 되니 장기전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장관님께 양해를 구하고 1주일에 한두 번만 화실에 나가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죠. 대학에서 공부한 게 있는데 나이 80이 되기 전에 미술 공부를 마무리해야 되겠다 싶었습니다.”
전시회에는 ‘보랏빛 합창’ 등 2009년부터 원 여사가 그린 회화 30여 점과 최 전 장관이 1996년 쓴 붓글씨 5점을 함께 선보였다. 최 전 장관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서예를 배운 뒤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만큼 붓글씨 수준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 여사는 “장관님이 ‘미술과 서예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였지만 지금은 못 하니 당신이라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했다”며 “혼자 지루하게 집에서 나를 기다리면서도 꼬박꼬박 화실에 보내줬던 장관님이 고맙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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