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팀, 세계 최초 ‘짚신벌레 로봇’ 개발…역할은?
변지민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16-08-02 11:25 수정 2016-11-29 11:29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과 교수팀은 짚신벌레의 섬모운동을 모방해 혈액처럼 점성이 높은 몸속 환경에서도 추진력이 뛰어난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마이크로로봇은 특정 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몸속에 집어넣는 작은 로봇이다. 필요한 약물을 세포까지 이동시켜주는 배달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체 내부를 채우고 있는 혈액, 림프액 등은 점성이 매우 높아 사람처럼 앞뒤로 팔을 젓는 방식으로는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연구진은 새로운 추진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민물에 사는 길이 0.2㎜의 단세포동물인 짚신벌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짚신벌레는 몸 전체에 나 있는 짧은 털(섬모)을 앞뒤로 빠르게 움직여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3차원 레이저공정기술 및 정밀금속코팅을 이용해 마이크로로봇에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섬모를 부착했다.
실제 실험 결과 이 로봇은 혈액 속에서 초당 0.34㎜를 이동해 비슷한 크기의 로봇 중 가장 앞섰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자기장 끌림 구동방식의 로봇보다 이동속도가 8.6배에서 25.8배까지 빨랐다. 방향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 0.08㎜ 크기의 물체를 목표지점까지 밀이서 움직일 수도 있었다.
그동안 미생물의 움직임을 본 따 나사선 추진운동, 진행파동운동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왔으나 짚신벌레의 섬모운동을 본 따 만든 경우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최 교수는 “점성이 높은 체내 환경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로봇들보다 많은 양의 약물 및 세포를 목표 지점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기자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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