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실 이미지로 모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

손택균기자

입력 2016-06-21 03:00 수정 2016-11-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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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아트센터 ‘미스터 브레인워시’展

마돈나의 2009년 앨범 ‘셀러브레이션’ 커버. 아라모던아트뮤지엄 제공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아라아트센터 지하 공간에 해외 현대미술 작가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아라모던아트뮤지엄’이 21일 문을 연다.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것은 아니다. 아라아트센터의 자금 지원을 받은 아트컨설팅업체 리앤초이가 전시기획을 맡는다. 리앤초이 측은 “앞으로 지상 전시실은 한국 작가, 지하는 해외 작가 전시를 여는 방향으로 공간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25일까지 여는 개관전인 ‘미스터 브레인워시’전은 ‘길거리 예술’로 불리는 그라피티 설치물을 선보인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미스터 브레인워시(본명 티에리 구에타·50)는 옷가게를 운영하다가 2008년 늦깎이로 데뷔한 작가다. ‘생쥐 이미지’로 인기 높은 정체불명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연출한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2011년)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이미지는 팝 스타 마돈나가 2009년 발표한 앨범 ‘셀러브레이션’ 커버다. 이번 전시에서 볼 만한 공간도 이 작품을 포함해 무하마드 알리, 찰리 채플린, 비틀스, 슈퍼맨, 배트맨 등 대중문화 아이콘을 소재로 작업한 스텐실 이미지를 모은 전시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거리를 벗어나 화이트큐브에 안착한 거리예술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남긴다. 레코드판을 쪼개 짜 맞춘 유명 음악인들의 모자이크 초상도, 안락의자에 앉아 스프레이 캔에서 분사된 액체를 뒤집어쓰는 예술가의 이미지도, 낡은 미국 국기를 끙끙대며 실로 깁고 있는 채플린의 모습도, 정갈한 전시실에서 바라보기는 아무래도 어색하다. 전시기획자는 “전시가 끝난 뒤 작가가 페인트와 스프레이를 뿌려 놓은 벽면을 보수할 것”이라고 했다. 깨끗이 정돈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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