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테러범 아이폰 잠금해제 성공…애플 ‘철벽보안 신화’ 무너져

주성하기자

입력 2016-03-29 20:52 수정 2016-03-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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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도움 없이 총기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 5C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데 성공했다. 국익과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은 일단락됐지만 다음달 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 애플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아이폰 보안체계가 뚫려 명성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8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던 아이폰 잠금해제 협조 강제 요청을 취하했다. 법무부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을 사살한 범인인 사에드 파룩의 아이폰 정보에 접근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애플의 협조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기술로 아이폰 잠금 해제에 성공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은 10번 이상 암호가 틀릴 경우 안에 있는 데이터가 삭제되도록 돼 있어 무한정 반복해 암호를 찾는 방식으론 해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2013년 FBI와 독점서비스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전문 업체 ‘셀레브라이트’ 정도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아이폰 해킹에 휴대전화 플래시메모리를 복제해 암호를 추론하는 방식인 ‘낸드 미러링(NAND mirroring)’ 방식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해킹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일본 아이치 현에 있는 썬전자의 주가가 순식간에 14.32%나 폭등했다. 썬전자는 2007년 셀레브라이트를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반면 보안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셀레브라이트는 세계 각국의 수사 당국과 군 당국을 고객으로 두고 있어 외국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애플이 보안 침투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보완책을 강구할 것”이라 전망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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