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신뢰기업’, 그 열정이 끓는다

최윤호기자

입력 2015-02-09 03:00 수정 2015-0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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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Workplaces in Asia]
‘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국내 11개 조직-기업 뽑혀
Google, Microsoft, Est´ee Lauder 등 최고기업과 어깨 나란히


우리는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지만, 아직 갈등과 아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파열음이 터져나온다.

2014년 침울한 한 해를 보낸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을 비롯하여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정부 및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증세 없는 복지 논란 등 끊임없이 정치, 사회, 경제 등 국가 전반적으로 신뢰가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학자, 정치가, 경제인, 국민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모두 대한민국의 신뢰는 추락했다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화제의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장병들이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합심하여 적은 인원으로 대군을 격파한 일례로 알 수 있듯 대한민국의 사회 통합 및 발전에 신뢰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자 사회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조직 및 기업 또한 성과 창출 및 지속 발전을 위해 신뢰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고 있고 ‘트러스트(Trust)’의 저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또한 신뢰는 기업의 보이지 않는 가장 중요한 경영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티븐 코비에 따르면 신뢰는 조직과 구성원을 연결해주는 접착제이며 모든 힘과 영향력의 원천이자 조직의 보이지 않는 성장 동력이 되는 동시에 활력과 즐거움을 준다.

신뢰, 이제 고객에서 직원으로 중심을 돌릴 때

세계적으로 조직 및 기업은 대부분 고객 및 주주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 모델을 개발한 세계적인 신뢰경영의 구루 로버트 레버링은 조직 및 기업과 고객의 신뢰를 영속시키는 원천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있다고 보고 GPTW(Great Places to Work Institute○R(등록기호))를 1990년에 설립하여 전 세계에 신뢰경영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보급하고 있다.

훌륭한 일터, 즉 GWP(Great Work Place)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하고(Trust), 자신의 일과 조직에 자부심을 가지며(Pride),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과 배려 및 협력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일하는 일터(Fun) 문화를 의미한다. 여기서 신뢰는 믿음, 존중, 공정의 세 영역으로 세분되며 이것은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의 가장 중요한 근간으로 여겨진다.

조직 내 임직원 간의 관계의 질(Quality of Relationship)을 조직문화의 엔진으로 보는 신뢰지수(Trust Indexⓒ) 평가를 바탕으로 기업의 신뢰 구현 방향의 지속성, 합목적성 등을 평가하는 ‘Employee Comment’, 기업의 신뢰 구현 방향성에 입각한 제도, 프로그램 운영 여부를 평가하는 ‘Culture Auditⓒ’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 기준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멕시코, 브라질,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세계 50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종합평가 결과를 신뢰경영지수(일하기 좋은 기업 지수)로 발표하여 각국의 경제지표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GWP코리아에서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하면서 신뢰 및 신뢰경영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각 나라 간 신뢰경영지수를 재분석하여 ‘World Best 25’ ‘EU 100 best’ ‘Latin America 100 best’를 선발해 신뢰경영을 촉진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신뢰경영을 촉진하고자 ‘Best Workplaces in Asia, 2015’ 선정제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Best Workplaces in Asia’는 50개국의 조직 및 기업 중에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스리랑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터키 등에 진출한 법인 및 현지 기업에 선정 공고를 낸 후 1500개 조직 및 기업을 후보군으로 하여, 최고의 신뢰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Best 60(Multinational Company 10, Large Company 25, Small Company 25)’을 선정하는 제도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은?

이번 ‘Best Workplaces in Asia, 2015’는 신뢰지수(Trust Indexⓒ), 종업원 코멘트, ‘Culture Auditⓒ’의 동일한 글로벌 표준 선정기준으로 재분석하여 선정하였으며, 인도 뭄바이에서 2월 5∼7일 3일간 열린 ‘GPTW○R(등록기호) 아시아 콘퍼런스’에서 시상식을 개최하였다.

‘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선정된 조직 및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리엇, 어도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에릭손, 에스티 로더, 하이엇, 넷앱(NetApp) 등 세계의 유수한 기업을 비롯하여, AbbVie(한국애브비), 부산은행,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롯데백화점, 신한은행, 신한카드, 세영기업, 동부생명,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총 11개의 국내 조직 및 기업이 선정되었다.

이번 ‘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선정된 국내 기업들의 조사 자료와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특징은 조직 내 신뢰 기반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국내 기업의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 (1)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2)서로의 배경과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한다. (3)개인의 장점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을 거리낌없이 해주며, 그 비판을 기꺼이 수용한다. (4)문제해결 방식이 창의적이며 서로 협업하려는 의지가 높기 때문에 성과 창출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5)의견이 충돌할 때도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으며 함께 일을 처리한다. (6)공동목표를 향한 하나의 지향점을 바라보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들이 성공적으로 일을 끝낼 수 있도록 기꺼이 헌신하고 희생한다.


조직내 신뢰구축에 땀흘리는 우수기업들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단순히 급여를 높이거나 인사제도 개혁 또는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국내 기업들이 깊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없으면 이러한 좋은 제도나 시스템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조직 내 신뢰 구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일터에서 관계의 질이 외형적으로 보완되는 제도나 시스템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경영진과 구성원들의 의식이나 인식의 변화 없이는 제도나 시스템이 또 하나의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바로 이런 국내 기업들이 ‘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선정됐다. 경영자는 구성원들을 직위를 막론하고 ‘단순한 종업원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태도와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며, 그들이 조직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심축이라는 점, 즉 자신의 고객이라는 점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러한 일터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한국의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신뢰경영의 전파 및 보급에 앞장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2015년 처음 발표한 ‘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선정된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 11곳은 2016년도에 발표될 글로벌 베스트 기업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영광을 안게 되었다. 그 앞길에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 같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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