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세 법안 잠정유보 악순환 반복 언제까지
스포츠동아
입력 2014-12-05 06:55 수정 2014-12-05 06:55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 취재파일
카지노 + 복합리조트, 주요 관광 콘텐츠
규제 중심의 법안·정책 완화해야 발전
스포츠계, 카지노업계, 그리고 강원도 폐광지역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레저세’ 부과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상정이 잠정 유보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 법안소위는 카지노 등에 매출의 10%를 레저세로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안 상정 논의를 내년으로 넘겼다. 11월21일 안행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불거졌던 레저세 논란은 법안 추진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갔다.
카지노업계와 강원 남부 폐광지역 입장에서는 급한 불은 껐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강원랜드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에 레저세를 부과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카지노에 레저세를 부과하려는 입법 시도는 5번이나 된다. 냉정히 보면 이번 개정안도 상정 자체가 철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6번째 상정 시도가 없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그때 다시 폐광지역이 반대여론으로 들끓고 성토와 항의방문, 단체행동 같은 실력행사가 벌어지는 상황을 또 겪어야 할까.
이제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에 대한 정책방향이 분명하게 잡혀야 한다. 카지노는 전통적으로 담배, 주류와 함께 죄악산업(sin business) 중 하나였다. 얼마 전까지 사회적으로 장려나 발전보다는 금지와 규제가 필요한 대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마카오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겐팅리조트 등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는 미래 관광산업을 주도하는 주요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올해 화려한 투자계획으로 영종도를 뜨겁게 달군 것도, 이웃 일본이 경기침체를 돌파할 카드로 적극 추진하는 것도 복합리조트다. 이처럼 관광산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콘텐츠라면 지금처럼 규제 중심의 법안과 정책으로는 발전을 이루어낼 수가 없다.
레저세 부과를 둘러싼 논란에서 카지노업계가 보여준 모습도 아쉽다. 도박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때문에 국내 카지노업계는 과거부터 대외적인 노출을 꺼려왔다. “우리는 언론에 거론되지 않는 것이 최고”라는 업계 관계자의 발언은 이런 정서를 대변한다. 그러다보니 이번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져야 반대성명을 내는 등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시끄러운 것은 피하고 보는 여론 기피주의와 현재 상태만 유지되면 된다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국내외의 급격한 변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이제는 갬블(Gamble)이 아닌 게이밍(Gaming)으로 불리는 카지노가 업계 주장처럼 ‘죄악산업’이 아닌 외화 획득과 고용창출의 효과를 가진 관광산업의 한 분야라면 그에 걸맞은 변화와 달라진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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