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강팀과 전혀 다른 전술로 승리한 ‘월드컵의 다윗들’

김재영기자

입력 2014-07-08 03:00 수정 2014-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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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약자와 거인 사이의 싸움을 잘못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단점처럼 보이는 것에 실은 얼마나 많은 자유가 있을 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은 작은 연못이다.―‘다윗과 골리앗’(맬컴 글래드웰·21세기북스·2014년)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대 이변은 ‘무적함대’ 스페인의 조별리그 탈락이다. 한때 공포의 대상이었던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한다는 뜻으로 짧은 패스 중심의 스페인 특유의 축구를 의미)는 허망하게 무너졌다. 상대팀들이 몇 년간 스페인 축구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상대팀의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롱패스에 스페인의 수비 뒤쪽 공간은 속절없이 뚫려버렸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얘기다. 축구뿐이 아니다. ‘티핑 포인트’와 ‘아웃라이어’로 유명한 저자 맬컴 글래드웰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성경 속 이야기를 응용해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비결을 분석했다.

3000년 전 팔레스타인의 양치기 소년 다윗은 돌팔매질 하나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다윗이 골리앗처럼 갑옷과 칼로 무장한 채 돌격했다면 승산이 없었을 것이다. 다윗은 골리앗의 틀에 맞춰 싸우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 즉 원거리 공격을 선택했다.

약자는 강자가 정해놓은 게임의 규칙을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다. 약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아예 판을 뒤집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 잘나간다고 자만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모든 긍정적 특징은 한동안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효과가 정체되고 그 이후론 부정적 효과가 강해지는 ‘뒤집힌 U자 곡선’을 따른다고 설명한다.

수많은 다윗들이여, ‘할 수 없다’고 포기하기 전에 이기기 위한 전략부터 짜라. 이번 월드컵 기간 코스타리카 등 언더도그(이기거나 성공할 확률이 작은 약자)의 반란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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