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먹는 항암신약’ 유방암 임상 통해 효능 확인…신경병증 발생률↓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8-08 11:38 수정 2019-08-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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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항암제 ‘오락솔’ 글로벌 임상 3상 핵심 결과 발표
파트너사 아테넥스, 오락솔 글로벌 임상 진행
“정맥주사 항암제 주요 부작용 ‘신경병증’ 발생빈도 57%→17%”
한미약품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 적용



한미약품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기존 정맥주사용 항암제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 또한 주요 부작용(신경병증) 발생 빈도도 획기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파트너업체 아테넥스는 7일(현지 시간) 오락솔 임상 3상 핵심 연구 결과(1차 유효성 평가 목표 달성)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 사전미팅(Pre-NDA Meeting)’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락솔은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혁신 항암신약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ORASCOVERY)’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인 아테넥스에 이 기술을 라이선스 아웃 했다.

아테넥스는 총 402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두 집단으로 구분해(오락솔 256명, 정맥주사용 항암제 137명)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달 25일까지 분석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오락솔은 1차 유효성 평가지수인 ‘ORR(객관적 반응률)’이 36%다. 정맥주사 투여군(24%)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확인된 응답자그룹 중 오락솔 투여군의 ‘DOR(반응지속기간)’은 정맥주사군보다 2.5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테넥스 측은 전했다. ‘PFS(무진행생존기간)’와 ‘OS(전체생존기간)’도 오락솔 투여군이 정맥주사 투여군보다 길었고 해당 수치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테넥스 관계자는 “무엇보다 오락솔이 파클리탁셀 정맥주사 요법을 중단하는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률을 크게 줄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정맥주사 환자의 57%에서 신경병증이 나타났지만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7%대에 그쳤다. 또한 정맥주사 환자군 8%에서 그레이드3(grade 3) 신경병증이 나타났는데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 수준에 머물렀다고 아테넥스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탈모와 관절통, 근육통 발생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약 편의성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정맥주사 항암제는 정맥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사전치료를 받은 후 병원을 방문해 투여 받아야 하지만 오락솔은 사전치료 없이 집에서 경구로 자가 투여가 가능하다.

다만 호중구감소증 발병 수준은 두 그룹이 비슷하게 나왔고 오락솔 투여군에서 그레이드4(grade 4) 호중구감소증 및 감염 발생이 소폭 많게 나타났다. 위장 관계 부작용도 오락솔이 더 많았다.

루돌프 콴(Rudolf Kwan) 아테넥스 CMO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맥주사 항암제 대비 오락솔의 우수한 효능과 낮은 신경병증 발생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아테넥스는 빠른 시일 내에 NDA를 준비하는 한편 오락솔 적응증을 확대하고 바이오·면역항암제 등과 병용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임상에서 확인된 DOR 개선을 토대로 장기간 저용량 투여 및 유지 요법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며 “오라스커버리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다른 경구용 항암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라우(Johnson Lau) 아테넥스 CEO는 “오락솔은 강한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사전치료가 필요 없어 아테넥스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다른 저분자 항암제나 바이오의약품, 면역항암치료제 등과 병용요법에서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임상으로 오라스커버리 기술 및 이 기술이 적용된 도세탁셀, 카바지탁셀, 이리노테칸, 토포테칸, 에리불린 등 다양한 경구용 치료제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테넥스는 이번 임상 3상 외에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오락솔과 라무시루맙(제품명 사이람자) 병용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고무적인 초기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흑색종 환자 대상 파일럿 연구에서도 의미 있는 효과를 확인했고 오락솔과 항-PD1,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 임상도 진행 중이다.

한편 오락솔은 지난 2017년 12월 영국 보건당국(MHRA)으로부터 ‘유망 혁신 치료제(Promising Innovative Medicine)’로 선정되고 작년 4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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