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농심 너구리의 ‘완도 다시마’ 사랑

유재영 기자

입력 2019-06-20 03:00 수정 2019-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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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째 품질 좋은 ‘완도 다시마’ 사용
“너구리, 어민 판로 걱정 더는 효자 상품”



‘쫄깃쫄깃∼오동통통∼농심 너구리.”

귀에 익은 CM송으로 인기를 얻은 농심 너구리는 우동 라면의 대명사다. 1982년 국내에서 처음 우동 개념의 라면으로 선보인 너구리는 독특한 면발, 국물 맛과 CM송 등 차별화된 마케팅에 힘입어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라면 시장의 파워 브랜드가 됐다.

너구리의 인기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기존 라면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해물 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졌다. 너구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큼지막하게 들어 있는 다시마다. 농심 연구진은 좀 더 깊고 진한 해물 맛을 내기 위해 실험을 하다 가정에서 국 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전국의 좋은 다시마를 찾던 중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뛰어난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선택했다. 37년째 이곳 천연 다시마를 별도의 가공 없이 통째로 잘라 넣어 감칠맛을 내는 레시피를 완성했다. 올해도 5월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있었던 다시마 첫 경매에서 구매를 했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국내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차지한다. 특히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매년 평균 400t가량 구매하고 있다. 37년째 농심에 다시마를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 신상석 대표는 “너구리 덕분에 이곳 완도에서 다시마 큰손이라고 불린다. 너구리의 인기 비결은 다시마에 있는 만큼 비싸더라도 최상품의 다시마를 선별해 사들인다”고 뿌듯해했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이곳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상생 경영의 대표 사례다. 금일도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450곳. 어민들은 매년 5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 걱정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다.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어촌 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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