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저소득층에, 남성은 고소득층에 비만 많다”…이유는?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1-02 09:52 수정 2018-01-02 10:05
사진=동아일보 DB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저소득층일수록, 남성은 고소득층일수록 비만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강영호 교수와 김익한 전공의 연구팀은 2009∼2014년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에 참여한 3909만 3653명(남 1889만 8725명, 여 219만 4928명)을 대상으로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와 소득수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 우리나라 245개 모든 시군구에서 저소득층 여성이 고소득층 여성보다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정의하고, 각 조사대상자의 건강보험료를 소득의 대리지표로 사용해 지역별 소득계층을 5단계로 구분했다.
이 결과 여성에서 소득 1단계와 5단계 그룹 간 비만율 차이가 가장 큰 지역은 서울 용산구와 경북 울릉군으로 두 지역 모두 8.9% 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이어 강원도 양구군(8.6% 포인트), 강원도 화천군(8.2% 포인트), 서울시 강남구(8.2% 포인트), 전남 장성군(8.1% 포인트), 전북 진안군(8.1% 포인트) 등이 8% 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남성은 고소득층에서 비만율이 높았다.
전체 245개 지역 중 대부분인 243개 지역에서 고소득층의 비만율이 저소득층보다 높았다. 이 중에서도 충북 옥천군(7.9% 포인트), 경남 고성군(7.8% 포인트), 충남 부여군(7.6% 포인트), 경기도 가평군(7.2% 포인트)에서 고소득층 남성의 비만율이 저소득층보다 7% 포인트 이상 높았다.
남성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은 지역은 경기도 과천시(-2.2% 포인트)와 대전시 유성구(-0.4% 포인트)뿐이었다.
연구팀은 여성은 어릴 적 요인이, 남성은 성인기 이후의 요인이 이런 남녀별 비만 차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영호 교수는 "여성은 어린 시절의 사회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함으로써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생애 체질량지수의 궤적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달리 남성은 유년기보다 성인기 이후의 에너지섭취량, 좌식생활 등이 소득수준과 비례하면서 고소득층의 비만율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395만명의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2017 비만 백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바 있다.
건강보험료 분위(1~20)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19분위에서 비만율(BMI 25 이상~30 미만)이 37.4%로 가장 높았고, 7분위에서 33.1%로 가장 낮았다. 반면 여자는 1분위에서 21.8%로 가장 높고, 20분위에서 15.7%로 가장 낮았다. 건강보험료 분위는 20에 가까울수록 소득과 재산이 많다는 의미로, 남성은 부자일수록 여성은 가난할수록 비만율이 높다는 얘기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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