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수리 받자마자 도로서 멈췄는데 1년간 보증 약속해놓고 “돈 내라”
동아일보
입력 2014-03-19 03:00 수정 2014-03-19 08:59
소비자원 ‘정비피해 민원’ 보니
외제 차량을 모는 직장인 서모 씨(36)는 5일 고속도로를 달리다 변속기가 고장 나 차량이 멈추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변속 기어가 잘 작동하지 않아 집 근처 정비업체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이미 세 차례나 정비를 받은 이후라 더 어이가 없었다.
서 씨가 확인해 보니 정비소는 처음 수리할 때 변속기를 통째로 교환하겠다는 말과 달리 일부 부품만 갈아 끼웠고, 이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땜질식 수리를 해 문제가 커진 것이었다. 서 씨는 정비소가 발급하는 점검·정비 명세서를 챙겨 놓지 않았다. 이런 서 씨에게 정비소는 “변속기를 다 교체한다고 말한 적 없다. 증거 있느냐”며 오히려 추가 부품 교체를 권유했다. 1년, 2만㎞까지 무료로 보증한다는 약속과 달리 350만 원의 추가 수리비도 요구했다.
○ 멀쩡했던 부분 망가뜨리는 경우 많아
자동차 정비 관련 피해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779건의 자동차 정비 피해 건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 씨가 당한 것과 같은 ‘수리 불량’ 피해(69.8%)였다. 수리 불량 사례 중에는 수리가 미흡해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경우(210건)보다 정상이었던 다른 부분마저 고장 난 경우(334건)가 더 많았다.
고객이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 여기고 수리를 과도하게 하거나 비용을 많이 부르는 ‘부당 수리비 청구’도 전체 피해 가운데 20.0%를 차지했다. 부당 수리비 가운데는 △수리비 과다 청구(48.4%) △과잉 정비(23.2%) △차주 동의 없이 임의 수리(20.7%) △수리하지 않은 비용 청구(7.7%)의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처음 약속했던 것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려 불편을 주는 ‘수리 지연’ 사례는 전체 피해 가운데 5.1%였다. 이 가운데 정비업자가 수리 부품을 확보하지 못해 한 달 이상 지체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피해에 대해 수리 보수, 환급 등 보상이 이루어진 것은 38.2%에 불과했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증할 근거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정비업자 중엔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명세서 등이 없으면 무턱대고 수리비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여러 업체 비교하고 명세서 꼭 챙겨야
소비자원은 “차량 정비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정비업체는 반드시 두 군데 이상 방문해 견적서를 받아 보고 비교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품비와 공임비가 정비업체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차량에 대한 문제 진단이 같은지 확인하면 엉뚱한 수리를 받을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점검·정비 견적서와 명세서를 각각 받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리 전에 받는 견적서를 통해 수리할 범위와 예상 수리비용, 기간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견적서를 받으면 정비업체에서 얘기하지 않은 수리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견적서에 없는 내용을 수리하고 그 비용을 요구할 때 증거자료가 된다.
교체 부품이 정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꼼꼼히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면 종종 정비업체가 중고 재생부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다른 곳보다 저렴한 정비소에선 특히 정품 여부를 따져 보는 것이 좋다.
차량을 돌려받을 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문제가 됐던 부분이 잘 고쳐졌는지 바로 확인하고 하자가 재발했을 때는 보증수리를 요구한다. 자동차관리법 및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정비업소 수리 잘못으로 고장이 재발한 경우 최대 3개월 이내에 무상으로 수리 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와 의견이 갈려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계속 싸우기보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류원식 rews@donga.com·최고야 기자
외제 차량을 모는 직장인 서모 씨(36)는 5일 고속도로를 달리다 변속기가 고장 나 차량이 멈추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변속 기어가 잘 작동하지 않아 집 근처 정비업체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이미 세 차례나 정비를 받은 이후라 더 어이가 없었다.
서 씨가 확인해 보니 정비소는 처음 수리할 때 변속기를 통째로 교환하겠다는 말과 달리 일부 부품만 갈아 끼웠고, 이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땜질식 수리를 해 문제가 커진 것이었다. 서 씨는 정비소가 발급하는 점검·정비 명세서를 챙겨 놓지 않았다. 이런 서 씨에게 정비소는 “변속기를 다 교체한다고 말한 적 없다. 증거 있느냐”며 오히려 추가 부품 교체를 권유했다. 1년, 2만㎞까지 무료로 보증한다는 약속과 달리 350만 원의 추가 수리비도 요구했다.
○ 멀쩡했던 부분 망가뜨리는 경우 많아
자동차 정비 관련 피해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779건의 자동차 정비 피해 건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 씨가 당한 것과 같은 ‘수리 불량’ 피해(69.8%)였다. 수리 불량 사례 중에는 수리가 미흡해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경우(210건)보다 정상이었던 다른 부분마저 고장 난 경우(334건)가 더 많았다.
고객이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 여기고 수리를 과도하게 하거나 비용을 많이 부르는 ‘부당 수리비 청구’도 전체 피해 가운데 20.0%를 차지했다. 부당 수리비 가운데는 △수리비 과다 청구(48.4%) △과잉 정비(23.2%) △차주 동의 없이 임의 수리(20.7%) △수리하지 않은 비용 청구(7.7%)의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처음 약속했던 것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려 불편을 주는 ‘수리 지연’ 사례는 전체 피해 가운데 5.1%였다. 이 가운데 정비업자가 수리 부품을 확보하지 못해 한 달 이상 지체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피해에 대해 수리 보수, 환급 등 보상이 이루어진 것은 38.2%에 불과했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증할 근거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정비업자 중엔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명세서 등이 없으면 무턱대고 수리비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여러 업체 비교하고 명세서 꼭 챙겨야
소비자원은 “차량 정비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정비업체는 반드시 두 군데 이상 방문해 견적서를 받아 보고 비교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품비와 공임비가 정비업체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차량에 대한 문제 진단이 같은지 확인하면 엉뚱한 수리를 받을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점검·정비 견적서와 명세서를 각각 받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리 전에 받는 견적서를 통해 수리할 범위와 예상 수리비용, 기간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견적서를 받으면 정비업체에서 얘기하지 않은 수리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견적서에 없는 내용을 수리하고 그 비용을 요구할 때 증거자료가 된다.
교체 부품이 정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꼼꼼히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면 종종 정비업체가 중고 재생부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다른 곳보다 저렴한 정비소에선 특히 정품 여부를 따져 보는 것이 좋다.
차량을 돌려받을 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문제가 됐던 부분이 잘 고쳐졌는지 바로 확인하고 하자가 재발했을 때는 보증수리를 요구한다. 자동차관리법 및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정비업소 수리 잘못으로 고장이 재발한 경우 최대 3개월 이내에 무상으로 수리 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와 의견이 갈려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계속 싸우기보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류원식 rews@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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