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中알리바바, 이커머스 합작법인 세운다
김은지 기자
입력 2024-12-27 03:00 수정 2024-12-27 03:00
50대50 출자, 내년 설립 예정
지마켓-알리익스 자회사로 편입
쿠팡-네이버 대항 ‘적과의 동침’
국내 이커머스 시장 흔들지 주목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이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국내 대표 오픈마켓 플랫폼인 지마켓과 중국 최대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법인이 손을 잡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공세 속에 지마켓, SSG.COM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부진이 깊어지자 ‘적과의 동침’을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5 대 5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자회사인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지마켓의 지분 100%를 출자하고,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출자한다. 내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및 투자 규모는 양 사가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합작법인의 지배구조, 경영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함께 법인 안에 들어가는 ‘한 지붕 두 가족’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운영 중인 지마켓, 알리 두 플랫폼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의 플랫폼에 더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셀러 입장에선 알리바바인터내셔널에 상품을 등록하지 않아도 지마켓을 통해 곧바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셀러들의 판로를 넓히고 플랫폼 입장에서도 더 많은 셀러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양 사의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에서는 셀러의 수가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라며 “지마켓 셀러 60만 명에 더해 수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알리바바의 셀러까지 합쳐지면 큰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쿠팡-네이버에 대항하려 손 잡아
양 사가 제휴에 나선 것은 쿠팡, 네이버쇼핑 등이 주축을 이루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자의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2021년 지마켓 지분 80.01%를 3조4400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2022년 65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2023년에는 321억 원, 올해 1∼3분기에는 341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특히 올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을 계기로 쿠팡, 네이버쇼핑 등 기존 강자가 더 우세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직구 카테고리에서 강점을 지닌다면 충분히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알리 역시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에 야심 차게 진출했지만 K커머스에 비해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11월 967만6267명으로 쿠팡(3219만 명)에 이은 2위다. 하지만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은 3.4%에 불과했다. 올해 1월 1.3%였던 것에 비하면 높아졌지만,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알리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던 이유는 한국 셀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인데, 알리의 국내 시장 안착만 돕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지마켓-알리익스 자회사로 편입
쿠팡-네이버 대항 ‘적과의 동침’
국내 이커머스 시장 흔들지 주목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이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국내 대표 오픈마켓 플랫폼인 지마켓과 중국 최대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법인이 손을 잡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공세 속에 지마켓, SSG.COM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부진이 깊어지자 ‘적과의 동침’을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5 대 5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자회사인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지마켓의 지분 100%를 출자하고,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출자한다. 내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및 투자 규모는 양 사가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합작법인의 지배구조, 경영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함께 법인 안에 들어가는 ‘한 지붕 두 가족’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운영 중인 지마켓, 알리 두 플랫폼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의 플랫폼에 더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셀러 입장에선 알리바바인터내셔널에 상품을 등록하지 않아도 지마켓을 통해 곧바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셀러들의 판로를 넓히고 플랫폼 입장에서도 더 많은 셀러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양 사의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에서는 셀러의 수가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라며 “지마켓 셀러 60만 명에 더해 수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알리바바의 셀러까지 합쳐지면 큰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쿠팡-네이버에 대항하려 손 잡아
양 사가 제휴에 나선 것은 쿠팡, 네이버쇼핑 등이 주축을 이루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자의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2021년 지마켓 지분 80.01%를 3조4400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2022년 65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2023년에는 321억 원, 올해 1∼3분기에는 341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특히 올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을 계기로 쿠팡, 네이버쇼핑 등 기존 강자가 더 우세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직구 카테고리에서 강점을 지닌다면 충분히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알리 역시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에 야심 차게 진출했지만 K커머스에 비해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11월 967만6267명으로 쿠팡(3219만 명)에 이은 2위다. 하지만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은 3.4%에 불과했다. 올해 1월 1.3%였던 것에 비하면 높아졌지만,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알리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던 이유는 한국 셀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인데, 알리의 국내 시장 안착만 돕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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